"사회통합 모범" 탄원에 총리 보류…원칙 내세운 야당은 탄핵 언급
다섯 아이의 아빠인 아마드 샤미에(42)는 다른 난민들처럼 그리스와 서유럽을 잇는 발칸 루트를 따라 2016년 슬로베니아까지 들어왔다.
그는 크로아티아에서 난민 자격으로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부된 전력이 있었다.
샤미에는 슬로베니아어를 배우고 다른 난민들을 돕기 위해 워크숍도 여는 등 지역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유명 인사가 됐다.
그는 슬로베니아에서도 난민 망명 신청을 했지만 거부됐다.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은 처음 도착한 곳에서 망명을 신청해야 한다는 더블린 조약 때문이었다. 슬로베니아 당국은 그에게 크로아티아로 돌아가라고 했다.
슬로베니아 법원과 유럽재판소도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애초 이달 14일 크로아티아로 강제 송환될 처지였지만 인권단체와 지역사회 주민, 정치인들이 나섰다.
국회의원 두 명은 송환 예정일에 신변 보호를 위해 의회 건물로 그를 데리고 들어갔다.
미로 체라르 총리에게는 강제송환 대신 대안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체라르 총리가 여론을 고려해 강제송환을 보류하겠다고 밝히자 논란은 정치권으로 퍼졌다.
체라르 총리와 같은 당에 속한 베스나 주니다르 내무장관은 16일 법을 준수하라고 촉구하면서 "추상적인 휴머니즘"이라며 총리를 공격했다.
정부는 부랴부랴 강제송환 문제는 더는 이슈가 될 수 없다며 논란을 피해 가려 했지만, 연립정부에 참여한 연금생활자당(DeSUS)에서는 연정을 중단하겠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야당인 보수성향의 슬로베니아민주당(SDS)은 체라르 총리가 헌법을 위배했다며 탄핵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슬로베니아에서는 내년 6월 총선이 예정돼 있지만, 이번 논란으로 연정 파기, 탄핵까지 거론되면서 조기 총선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구유고슬라비아 연방에 속했던 국가 중 가장 경제 수준이 높고 사회적으로 안정된 곳이다.
의회 건물에서 야당 의원들과 만나고 있는 아마드 샤미에(가운데)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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