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4 (월)

한국형 지진, 일본 지진과 어떻게 다른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정태웅 / 세종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앵커]
어제도 경북 포항 지역에서 규모 3.0 이상의 비교적 강한 지진이 이어졌는데요. 지난해 9월 경주 지진에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가운데 규모로는 두 번째지만 체감 위력과 그 피해는 역대 가장 큰 상황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정태웅 세종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교수님, 먼저 주목되는 것이 이번 지진이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단층에서 일어났다. 어제 지질자원연구소에서 이런 발표가 있었거든요. 이 부분이 일단 가장 주목되는데요.

[인터뷰]
활성단층이라는 얘기인데요. 단층이라는 것은 먼저 지표에 구조상 나타난 것이 조사가 이루어져서 이것이 과거에 움직였느냐 안 움직였느냐 판단하게 되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단층선이 두꺼운 퇴적층에 깔려 있다 보니까 밑에 있는 것은 잘 알 수가 없죠. 면밀한 지진파 조사를 하기 이전에는. 그래서 보고되지 않는 그런 사례가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그래픽에서 보고 있습니다마는 양산단층에서 뻗어나온 장사단층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존의 기상청의 추측 아니었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아니고 새로운 단층이다. 관련해서 저희 어제 YTN 보도가 있었는데요. 경주 지진 지난해 일어난 이후에 에너지파가 흘러간 방향을 조사를 해 봤더니 포항, 울산, 밀양 등등으로 네 군데로 뻗어나갔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포항에서 정확하게 지진이 일어났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 포항 밑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이런 활성단층이 존재한다. 이런 결론이라는 말씀이신 거죠?

[인터뷰]
저 에너지 발산 구조를 따르면 그렇게 얘기를 할 수가 있겠습니다마는 이게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단층이라고 하지만 크게 봐서는 양산단층 부근에 굉장히 많은 단층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그런 지리적 상황을 볼 때 그렇게 완전히 엉뚱한 데서 새로 나왔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제가 판단합니다.

[앵커]
엉뚱한 것은 아니지만 알지 못하는 단층들 그렇다면 포항 밑에 포항 지진을 일으킨 단층 말고도 또 있을 수는 있는 그런 상황인데요.

교수님, 저희 국민들 입장에서는 활성단층 하면 굉장히 무겁게 들리거든요. 활성단층은 어떤 걸 얘기하는 겁니까?

[인터뷰]
이건 학계 기준입니다마는 10만 년에 한 번 움직인 증거가 있으면 활성으로 구분을 합니다.

[앵커]
10만 년에 한 번 움직이는 기준이 있으면?

[인터뷰]
그러니까 굉장히 앞으로 움직일지 안 움직일지 인간 활동이, 문명이 만 년도 안 되는데 10만 년 동안 한 번 움직인 것을 가지고 활성 여부를 따지게 되니까 글쎄요. 그걸 가지고 너무 염려를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앵커]
그래도 10만 년에 한 번이라고 해도 그게 지금일 수도 있으니까요. 지진 지도가 그런데 2041년에나 완성된다 이런 보도가 있던데 이거는 왜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겁니까?

[인터뷰]
아까 말씀드린 대로 10만 년에 한 번인데 그것도 크게 움직일지 작게 움직일지 피해가 날지 안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굉장히 사회적 재산 문제도 있고 해서 민감한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검토에 검토를 거쳐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함부로 밝히면 안 되고요.

[앵커]
그렇군요.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고 지금까지는 지진이 사실 경주 지진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렇게 지진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가 그렇게 활성화돼서 되지는 않았다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경주 지진과 같이 또 이번 포항 지진과 같이 피해 지진이 발생하리라고는 그렇게 생각을 저희 지진학자들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지진이 이렇게 자주 나게 되고 그래서 최근 경주 지진 이후에 경상도 일대에 정밀한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2041년까지 너무 머니까 위험한 지역들만 먼저 조사를 해서 그 지역만 지진지도를 완성한다든가 발표를 한다든가 이런 방안은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
지금 그런 연구가 진행이 되고 있으니까 그런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지금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 뭔가 정부의 예산 지원이라든가 이런 부분, 조사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집중이 돼야 되겠다 이런 생각은 드는데 지금 현재 포항 지진의 피해 상태를 보면 작년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지만 피해 건물도 많았던 것 같고 그리고 건물의 피해 상황을 보면 딱 금이 갔다기보다는 와르르 무너져 내린 이런 현상이 많았거든요. 경주 지진하고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경주 지진은 깊이가 깊고 또 지반도 비교적 단단한 암반층이 그런 관계로 해서 주파수가 높은 그러니까 피해가 낮은 그런 지진동이 많았는데.

[앵커]
고주파일 경우는 피해가 좀 낮습니까?

[인터뷰]
네, 각 건물마다 진동수에 따라서 피해의 정도가 달라집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지진의 깊이가 얕고 그리고 지반이 연약지반이다 보니까, 연약지반이다 보면 저주파가 증폭이 돼서 그래서 흔들림이 커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산림청 발표에 따르면 포항 지진 때문에 9km 떨어진 산에서 땅이 밀리는 현상이 관측됐다 이런 발표가 있었거든요. 그러면 이 지진 여파로 산사태 가능성도 있는지 이것도 대비를 해야 되는지도 불안합니다.

[인터뷰]
보통 환태평양조산대 지역에서 규모 7 정도의 지진이 나면 산사태가 많이 보고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글쎄요, 규모 5.4 정도의 지진 가지고 산사태가 날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그 부분은 산사태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이 부분을 주목해서 보기는 해야 되는 상황이겠네요. 교수님이 일본 지진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셨다, 이렇게 들었는데요. 한국 지진하고 일본 지진하고 어떻게 다른 점이 있습니까?

[인터뷰]
지진의 규모라는 것은 지역마다 통계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지난번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큰 지진은 해안단층지역에서 나오고요.

좀처럼 일본 육지 지역에는 나지 않습니다. 일본 육지 지역은 해안 지역의 영향을 받아서 규모 7 정도가 빈번히 나고 그러니까 8 정도는 절대 나지 않습니다.

그런 통계로 봐서 한반도에는 과거 기록을 바탕으로 규모 최대로 잡아서 6 정도가 아니겠는가. 일본 규모에 비해서 하나 더 낮은.

[앵커]
예상을 해 보자면요.

[인터뷰]
네, 규모 6 정도. 그래서 경주 지진이 5.8이면 거의 6 정도가 되죠. 그 정도가 아니겠는가 이렇게 조심스럽게 예측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항간에서는 7.0 정도지진이 올 수도 있다. 이런 분석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인터뷰]
통계적으로 그렇습니다.

[앵커]
통계적으로. 지금까지 나온 여러 가지 통계를 분석해 봤을 때 6 정도면 한반도에서 가장.

[인터뷰]
기상청에서 발표가 나온 바 있습니다마는, 최근에. 6 정도가 나오지 않겠느냐 이렇게 발표가 되고 있고 통계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인데 모르겠습니다.

동일본 대지진도 규모 9가 나왔는데 그때 당시도 규모 8이 최대다, 이렇게 지질학자들이 얘기했으니까 자연 상황은 항상 예외가 있다는 것은.

[앵커]
그렇죠, 예측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죠. 지금 우리나라에서 더 문제가 우리나라는 일본보다는 지진이 그동안 많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건물들의 내진설계 비율이 굉장히 낮거든요.

지금 전국적으로 보면 20% 정도밖에 안 돼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 부분을 조금 보강을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은 드는데요.

[인터뷰]
그렇죠. 내진설계라는 것은 일률적으로 하게 되면 굉장히 돈이 많이 들겠죠. 지진 선진국인 일본도 100%는 아닙니다.

약 80%, 82% 이렇게 해서 계속 독려를 하고 민간건물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을 해서 그러고 있고 또 그렇지만 부실 건물이 있고 그래서 지난번 여러 지진이 나면 내진설계가 되어 있는 건물도 무너지고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그렇게 이 상황에서 일본과 같은 데도 그렇게 100%가 아닌 상황에서 우리가 100% 이렇게 따르는 것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크겠죠.

[앵커]
이게 비용이 건물주들이 이 비용을 다 대서 할 것인지, 이 부분에 지원이 있어야 되는지 아까 저희 취재기자 연결해서도 건물주들이 이런 하소연을 한다 얘기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88년도부터인가요. 내진설계 기준이 도입이 됐는데 그때 이후 지어진 건물이 많을 텐데 왜 20%밖에 안 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제가 알기로는 88년 이전 것까지 다 포함해서 20%로 알고 있는데 일단 서둘러야 될 것은 공공건물 특히 학교 그런 것에 대해서 보강을 하고 일률적으로 한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비용 문제 때문에 회의적인데요.

[앵커]
일률적으로 하기는 힘드니까 일단 공공건물 먼저.

[인터뷰]
그러니까 일률적으로 하기에 앞서서 먼저 지역이 연약 지반인가 아니면 단층조사가 앞서서 이뤄져가지고 지진 위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가 이런 것이 병행돼야 되는 걸로 제가...

[앵커]
국민들이 여러 가지 피해 현황 중에서 굉장히 무섭게 다가와서 본 장면들이 필로티 구조의 건물이 붕괴된 지금 나오는 화면이라든가요.

노후 아파트가 피사의 사탑처럼 무너져 있는 화면 또 학교에서 벽돌 떨어지는 화면. 이런 게 굉장히 공포스럽게 다가오기는 하는데 이게 지금 이 상태에서, 이 무너진 상태에서 지진 보강이 가능한 겁니까, 내진 보강이 가능한 겁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저는 그 방면의 건축 전문가는 아닙니다마는 일부 건축 전문가님들이 말씀하시는 것에 의하면 저런 것은 다 내진 구조만 지켜지면 필로티 구조라도 충분히 지진을 견딜 수가 있고 보강 공사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앵커]
보강 공사도 가능하다, 저기서. 그러면 저 옆쪽에 있는 비슷한 지역인데 또 필로티 건물인데도 괜찮은 건물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내진설계 기준을 맞추면 필로티 건물은 앞으로 다 짓지 말아야 되는 건가 아니면 이것도 어떤 궁여지책 속에서 현실적으로 선택한 구조 아니겠습니까? 이러면 내진설계 비율을 맞추면 되는 건가.

[인터뷰]
그러니까 전문가가 말씀하시는 것이 제대로 내진 구조가 지켜지면 필로티 구조라고 해서 문제될 게 없다.

[앵커]
알겠습니다. 교수님, 그러면 마지막으로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큰 지진이 1년 2개월 만에 두 번을 겪은 것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우리가 가장 준비해야 될 것 뭐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지금 발족해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지진이 지금 연이어 난 경상도 지역의 단층조사가 잘 되도록 예산 지원이라든가 이런 것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또 국민적인 관심 속에 이러한 지진 전문가가 많이 양성이 돼야 될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지진이 전혀 나지가 않아서 지진을 연구하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인력이 굉장히 모자랍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 국가가 아니라는 것을 이 기회에 알아서 많은 지진 전문가가 양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앵커]
지진 전문가들이 국가적 차원에서 양성될 필요가 있고 여기에 따른 예산 지원도 필요할 것 같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는데 어쨌든 지금 집에도 못 가고 대피소에 계신 이재민들이 굉장히 많은데 오늘 비오고 밤사이 기온도 뚝 떨어진다고 해서 걱정이고 수험생들도 지금 어디서 시험을 봐야 되나 포항 지역 수험생들 굉장히 걱정이 많은데 국민들이 응원하고 있으니까 힘내시라 이런 말씀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네요. 교수님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동영상 뉴스 모아보기

▶YTN과 친구가 되어주세요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