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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지진의 원인과 영향]①지열발전소 때문에 지진?…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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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인위적인 요인 영향 줬을 가능성 일부 전문가들 사이서 제기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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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그 원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지난해 경주 지진에 이어 이번 포항 지진이 일어났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지진이 일어난 곳에서 약 2㎞ 떨어진 지열발전소가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5일 기상청은 이번 포항 지진을 전형적인 자연지진이라고 설명하며 양산단층 지류에 있는 장사단층 부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동일본 대지진 및 지난해 경주 지진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추가 정밀분석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학자들은 오랫동안 응력이 축적된 단층들이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연쇄적으로 지진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경주와 이번 포항 지진은 진앙을 기준으로 약 43㎞ 거리다. 다만 정밀한 데이터 분석 없이 원인을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인위적인 요인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다. 이번 지진의 진앙과 가까운 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열발전소 건설이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90% 정도 건설된 것으로 알려진 이 지열발전소는 지하로 수㎞ 깊이의 구멍을 뚫어 물을 투입해 데운 뒤 그 물을 다시 끌어올려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진한 고려대학교 지질학과 교수는 한 방송에 출연해 "포항 지진의 원앙지가 지열발전소의 위치와 상당히 가까운데 지열발전소에서 미소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열발전소 건설로 지하로 구멍을 뚫고 내려간 것이 이번 지진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사례는 미국의 셰일가스 추출 기법으로 인한 지진 발생이다. 미국에서는 셰일가스 채굴을 위한 '수압파쇄법'으로 오하이오 주와 오클라호마 주 등에서 잦은 지진이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흔히 '프래킹(fracking)'으로 불리는 수압파쇄법은 셰일가스를 저장한 암석을 깨기 위해 지하로 구멍을 뚫어 물과 화학물질을 흘려보내는 방법이다. 이로 인해 지하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단층이 반복적으로 하강해 지진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인데 지열발전의 원리도 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미국서는 셰일가스 추출을 위해 인간이 만든 '인공 지진' 위험에 700만 명이 노출돼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었다. 올해 8월에는 오클라호마 주에서 잇달아 지진이 발생해 셰일가스 시추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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