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아시아경제 금융IT포럼 개최…'디지털 기술과 금융의 진화 방향' 특별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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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은행이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경쟁 은행이 아니라 얼마든지 뱅킹(Banking)의 영역으로 들어올 준비가 된 글로벌 IT기업입니다."
장현기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본부장(사진)은 16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8회 아시아경제 금융IT포럼'에서 '디지털 기술과 금융의 진화 방향' 주제의 특별강연을 통해 "디지털 기술은 금융의 진입장벽을 거침없이 낮추고 있는데, 은행도 더 이상 예외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주요 은행 IT 및 디지털 담당 임원이 한 데 모인 자리에서 그는 "더 늦기 전에 은행들은 디지털에 대한 '수세적 태도'를 당장 버려야 한다"고 직설했다.
장 본부장은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와 IBM코리아를 거치며 모바일 플랫폼 설계를 주도한 뒤 SK C&C에서 인공지능(AI)개발 총괄팀장을 역임했다. 이어 IBM왓슨 한글화와 SK의 인공지능(AI)플랫폼 '에이브릴' 개발을 총괄했다. 업계 AI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지난 9월 신한은행에 영입돼 디지털 기반 금융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장 본부장은 "기존 아날로그 기업들이 축적해 온 '밸류체인'을 거침없이 뛰어넘고, 빠른 확산 속도와 그에 따른 파급효과가 디지털 기업의 DNA"라며 "이 세 가지 특성을 잘 갖춘 기업은 성장속도가 빠른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이 상담 및 텍스트 기반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는 챗봇(Chat-Bot) 기술과 관련해 장 본부장은 "최종적으로는 상담원까지 AI가 대체하게 되겠지만, 아직은 기술적 뒷받침이 더 필요하다"며 "성급하게 적용했다가는 미숙한 기술로 인해 고객의 기대치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고 경계했다.
장 본부장은 디지털 기술로 인해 금융시장에 닥친 대표적 '사건'으로 유럽연합(EU)의 '지급서비스 지침(PSD2)' 도입을 꼽았다. PSD2는 은행이 가진 금융정보를 고객 동의 하에 제3자에게 공유하는 것을 의무적으로 허용하도록 한 제도다. 유럽계 은행을 대상으로 내년 1월부터 전면 시행된다.
주목할 부분은 이 제도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앞세운 IT기업 및 거대 유통기업들이 실질적인 금융의 영역에 발을 들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구글ㆍ애플ㆍ페이스북ㆍ아마존ㆍ알리바바ㆍ텐센트 등의 기업을 뜻하는 용어인 'GAFAAT'가 대표적이다. 장 본부장은 "이미 출판 및 방송, 유통 업계에서는 넷플릭스나 아마존 등에 의해 기존 아날로그 기업이 갖고 있던 밸류 체인이 한 순간에 무의미해진 상황이 왔다"며 "금융도 마찬가지로 막강한 자본력과 디지털 인재를 동시 보유한 이들 기업이 들어오는 순간 은행의 무서운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본부장은 이 같은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누가 강제로 하기 이전에 은행은 더욱 적극적으로 오픈API를 구축해 외부 서비스 플랫폼과의 상생을 모색해야 한다"며"개방을 통한 제휴,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디지털 뱅킹이 해야 할 일"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타 업권과 달리 은행이 '공유경제' 관점에서의 사업 모델을 전혀 만들지 않았는데, 더 이상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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