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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국제유가 상승' 해외수주 기대감 ↑…건설사, 재개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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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달러 규모 사우디 정유화학 프로젝트 본격화

"이란 등 중동 정세 불안…경쟁기업, 공격적 수주로 어려운 현실"

뉴스1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플랜트의 모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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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국제유가 오름세에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과거 수주 텃밭인 중동 산유국의 프로젝트 발주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다. 업계는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등 잰걸음을 걷고 있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지난 6일 약 2년4개월 만에 배럴당 60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지난달 말 2015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서부텍사스유(WTI) 역시 이달 초 배럴당 60달러 선에 근접하며 상승세다.

그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감산 연장과 미국의 원유 수요가 늘면서 국제유가는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권력 투쟁 등으로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유가는 최근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중동 정세가 더 악화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건설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을 반기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중동의 발주 여건이 개선돼 각국의 프로젝트 추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실제 최근 사우디에서 총 사업비 200억달러(한화 약 22조원) 이상 규모의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사우디의 아람코(ARAMCO)와 사빅(SABIC)은 얀부(Yanbu) 정유-석유화학 통합 콤플렉스(COTC) 프로젝트의 PMC 입찰을 마감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하루 생산량 23만5000배럴의 얀부정유공장을 40만 배럴로 증설하는 동시에 새로운 석유화학 콤플렉스로 통합하는 사업으로 이르면 내년 EPC 사업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 다수가 이 프로젝트 EPC 발주에 관심을 보이며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대형건설사 해외사업 관계자는 "결국 국내 업계의 해외 수주가 살아나려면 중동에서 좋은 소식이 들여와야 한다"며 "최근 유가 흐름과 중동 발주 현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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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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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으로 해외 수주가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증권가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의 안정적 상승 흐름이 유지되면서 글로벌 주요 발주회사들의 증설투자가 재개되고 있고 중동과 아시아 등 국내 기업이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지역들 위주로 설비투자가 진행된다는 점은 국내 EPC 기업들에게 분명 호재"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내년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올해보다 15% 상승한 36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이 실제 해외건설 수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수주액은 226억달러다. 당초 올해 약 35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지난해(282억달러)와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해외 수주액은 2006년(164억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게다가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가 해지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 초 기대했던 '이란 특수'도 쉽지 않다. 오히려 미국과 이란의 관계 악화로 본계약까지 체결했던 사업마저 걱정해야 되는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3월 이란에서 약 36억달러 규모의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를 수주하며 관심을 받았다.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올린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 실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이란과 미국의 관계 악화 등의 영향으로 발주처가 금융주간사를 아직 선정하지 못하면서 프로젝트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또 경쟁국가의 기업들이 과거와 달리 공격적으로 수주에 나서면서 향후 수주 가능성은 예전과 같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우디에서 스페인 기업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치고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면서 "이제 저가수주의 악몽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한 국내 기업들이 과거와 같이 공격적으로 프로젝트를 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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