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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M+Moview] ‘7호실’, 韓 자본주의 속 을들의 열혈 생존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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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실’ 신하균X도경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MBN스타 백융희 기자] 우리 사회 을들의 생존기가 서울의 한 DVD방 ‘7호실’이라는 한 공간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7호실’은 망하기 직전의 DVD방 ‘7호실’에 각자 생존이 걸린 비밀을 감추게 된 사장과 청년, 꼬여가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남자의 열혈 생존극을 그린 영화다.

장사가 안 되는 가게를 팔기 위해 갖은 계획을 세워 호구를 기다리는 자영업자 두식(신하균 분), 학자금 대출 빚을 정리하기 위해 마약을 맡게 된 태정(도경수 분),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한국에 온 조선족 한욱(김동영 분). 이들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한 방책을 찾기 위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두식에게 DVD방을 인수할 호구가 나타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 역시 같이 찾아온다. ‘7호실’이란 공간에 두식과 태정은 각자의 비밀을 숨기게 된다. 두 사람은 낭떠러지로 떨어지기 전까지 서로의 생존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치열하게 악을 쓰며 삶의 끈을 끌어당기지만 지독한 현실은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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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실’ 신하균X도경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속 두식과 태정은 표면적으로는 노사관계, 갑과 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별반 다르지 않은 현실에 발을 두고 생존을 위해 맞부딪힌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들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기 충분하다. 치열한 삶 속에서 시대감각을 잃고 10년 전 유행 사업 아이템 DVD를 택한 두식. 1800만원의 학자금 대출 빚을 진 태정. 발버둥 치면 칠수록 DVD방 값은 떨어지고 빚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감독 역시 피곤한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관객, 자구책을 찾는 소시민들의 현실을 극단적인 소재 등을 통해 대변한다.

특히 사건의 시작부터 인물들의 심리변화까지 엿볼 수 있는 공간은 ‘할리우드 DVD방’이다. 제목에서부터 공간을 나타내는 영화 ‘7호실’. DVD방에 액션, 멜로, 공포, 에로 등 다양한 장르가 구분되 있듯 ‘7호실’을 통해 여러 장르가 펼쳐진다. 블랙코미디지만, 딱 한 장르로 규정짓기 어려운 것.

유일한 안식처였던 공간은 사건의 시작과 동시에 가장 떨쳐내고 싶은 공간으로 변하고 인물들의 심리상태와 상황도 바뀌기 시작한다. 여기에 극한의 놓인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처절한 액션 신을 펼치는 두 사람은 을과 을의 치열함을 대신한다.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끝없이 펼쳐진 나락일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만 할까. ‘7호실’은 한국 사회의 풍경을 공감과 함께 스릴러를 가미한 블랙코미디로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가려 한다. 15일 개봉.

백융희 기자 byh@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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