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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재테크]아세안펀드는 내일도 맑음…'고수익 항해'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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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남은 비과세 해외펀드 막차 타기

내수 탄탄하고 풍부한 원자재 보유

인구 6.4억명 성장 잠재력 높아

삼성아세안 설정 후 수익 196%

JP모간·신한BNP 수익 20% 안팎

한화자산운용 내달 4일 출사표

선진국 싱가포르 중심 잡아줘

10년 내다보고 장기투자할 만

이데일리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올해로 비과세혜택이 끝나는 해외 주식형 펀드, 연내에 가입해야 계속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막상 가입하려니 국가별, 지역별, 테마별 다양한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 뭘 골라야 할지 고민이다. 뜬다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 불나방처럼 들어갔다가 손실을 보고 환매한 아픈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으면서 위기 때 크게 빠지지 않을 정도로 리스크 분산을 할 수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를 찾는다면 아세안펀드를 주목해볼 만하다.

아세안국가는 싱가포르 같은 선진국부터 말레이시아 같은 선진국 문턱에 있는 이머징 국가(신흥국), 인도네시아나 태국처럼 잠재력이 큰 신흥국, 베트남 같은 프런티어 국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다 거대한 인구기반으로 내수가 탄탄하고 풍부한 원자재를 보유하고 있어 장기 투자할만하다는 평가다. 여러 위기를 거치면서 경제 체력이 단단해진 만큼 예전처럼 ‘반 토막 펀드’로 전락할 가능성은 작다.

◇아세안펀드에 올 들어 2400억 유입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아세안펀드는 17개로 설정액은 4010억원 수준이다. 올 들어 유입된 자금만 2359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한화자산운용이 다음 달 4일 ‘한화아세안레전드증권자투자신탁’ 판매에 나서면서 아세안펀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일컫는 말로 1967년 창설 당시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5개국이었지만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가 차례로 가입하면서 10개국으로 늘었다. 국내에 출시된 아세안펀드는 이 중에서도 초창기 회원 5개국과 베트남 정도에 주로 투자한다.

현재 국내 아세안펀드 설정액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아세안자 2[주식](A)’는 지난달 말 기준 싱가포르에 33.6%를 투자했고 태국(24.9%), 인도네시아(13.74%), 말레이시아(9.73%), 필리핀(8.73%) 순으로 투자비중을 가져갔다.

수익률도 낮지 않다. 지난 2007년 설정된 ‘삼성아세안자’는 올 들어 15.6%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은 196.17%에 달한다. ‘JP모간아세안자(주식-재간접)A’와 ‘신한BNPP동남아시아자 2[주식](종류A)’ 수익률도 각각 22.35%, 19.48% 수준이다. 올 들어 베트남 호찌민 증시가 30.58% 오르는 등 아시아 신흥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인 덕이다.

◇거대한 인구기반…분산투자 유효

아세안펀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우선 이들 국가의 성장잠재력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아세안국가의 경제상장률은 평균 5.5%로 예상된다. 전 세계 3.7%, 미국 2.1%, 유로 1.5%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물론 중국의 7.5%에 비해서는 낮지만 중국의 경제성장 수혜를 고스란히 받는 지역이 또 아세안이다.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달러에 다가갈수록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세안 지역이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다.

사실 아세안 지역은 고성장세에도 리스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태국에서 시작됐고 글로벌 금융위기나 미국 테이퍼링 발표 등 위기 때마다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이들 아세안 국가는 더 단단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비해 외화보유액은 두 배로 늘렸고 재정건전성을 높였다.

정연승 한화자산운용 부장은 “글로벌 경기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머징 시장의 성장이 돋보일 것”이라며 “이머징 시장 중에서도 국가건전성 향상을 통해 성장의 질이 달라진 아세안 시장에 관심을 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아세안국가의 성장성은 무엇보다 탄탄한 내수에서 나온다는 분석이 높다. 아세안국가 인구는 6억4000만명 정도로 중국, 인도에 이어 세게 3위의 인구기반을 갖추고 있다. 유럽연합(EU)의 5억900만명, 미국의 3억2400만명보다 많은 수준이다. 특히 중위 연령이 약 30대로 인구가 젊다. 여기에 중산층 규모는 2009년 8000만명에서 2030년까지 4억9000만명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은 풍부한 원자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팜유나 천연고무 등 이 지역에서만 나는 독특한 자원이 경쟁력을 높인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펀드 10년 주기설에 주목하고 있다. 특정 지역 펀드의 흥망성쇠가 10년 단위로 반복된다는 것이다. 지난 2006~2007년 베트남펀드를 시작으로 2007년부터는 중국 펀드, 브릭스 펀드, 아세안 펀드가 차례로 시중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붐을 일으켰지만 이후 고꾸라졌다.

아세안이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 한국 증시와도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분산투자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아세안 5개국 증시 간 상관계수도 0.5 수준이라 아세안펀드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5개국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김성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매니저는 “아세안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신흥개발도상국에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선진국인 싱가포르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에 설령 금융위기나 2013년 테이퍼링으로 인해 급락했을 때 하락폭이 덜했다”며 “한두 나라 무너져도 버틸 수 있는 장기투자 구조기 때문에 10년 이상 보고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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