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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고척돔, 2년간 7차례 누수… 아직도 완전히 못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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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억원짜리 부실공사 의혹… 시설공단은 "잘못된 설계 탓"

2700억원을 들여 만든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고척돔)에서 최소 7차례 누수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누수 사실이 알려지고도 2년째 보수를 끝내지 못해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 시설이 부실공사로 지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성중기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 강남1)이 14일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척돔은 2년 전 개장 직후부터 누수가 발견됐다. 2015년 11월 세 군데 누수를 시작으로 2016년 5월에 두 번, 7월에 한 번, 지난 7월에 두 번, 지난 8월에 한 번 물이 샜다. 지난 8월에는 지붕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장면이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TV화면에 잡혀 논란이 됐다. 당시 경기 중계를 보던 네티즌은 "돔구장에서 우산이 필요할 줄은 몰랐다" "사상 최초로 돔 구장에서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성 의원은 "기록적인 폭우도 아닌데 누수가 수차례 이어지고 있어 시공사에 부실 공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2700억원을 들여 지어진 국내 최초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관중들이 경기를 보고 있다. 개장 이후 총 7번 누수가 발생했지만 여전히 보수 공사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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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공단 측은 경기장 지붕의 배수관 이음매에서 누수가 생겨 관 틈으로 물이 떨어졌다고 해명했다. 부실 공사가 아니라 잘못된 설계 탓이라는 것이다. 공단 관계자는 "고척돔은 일반 경기장과 달리 외부에 보행로가 많아 이용객 편의를 위해 지붕에 물받이를 설치했다"며 "물받이가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자꾸 틈이 생겨 누수가 발생했다"고 했다.

국내 최초 돔구장인 고척돔은 2706억원 예산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다. 1만6813명을 수용할 수 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앞서 현대산업개발 측은 벌어진 틈을 막는 보수 공사를 해오다 지난 8월부터 배수 구멍을 막는 공사를 하고 있다. 빗물이 지붕으로 유입되는 것을 아예 차단하려는 것이다.

배수 공사가 근본적인 처방이 되지 못할 경우, 누수 문제 해결은 더욱 지연될 전망이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물막음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누수가 생긴다는 건 변명할 수 없는 부실 공사"라면서 "설계자가 필요에 따라 만들어 놓은 배수 구멍을 임시방편으로 차단해버리면 오히려 예기치 않은 곳에서 물이 새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공사의 방수 보수 기간은 3년으로, 2018년 9월 이후면 유지·보수 계약이 끝난다. 성 의원은 "유지 보수 기간이 끝나고도 누수가 발생하면 시민의 혈세로 막아야 한다"며 "시설공단은 시공사와 유지 보수 기간 연장 협약을 맺어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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