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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불법시위 주도 이석행 前 민노총 위원장, 폴리텍大 이사장 내정설에 교수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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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선대위 공동위원장 경력 "강경투쟁 전문… 교육경험 없어"

국책 특수 대학인 한국폴리텍대학 전국교수협의회가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이사장에 사실상 내정됐다는 소식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폴리텍대는 전국 34개 캠퍼스로 구성된 고용노동부 산하 직업교육 전문 훈련 기관이다.

14일 폴리텍대에 따르면 전국 교수 1200여명이 참여하는 교수협의회는 이달 초 "이사장에 노동운동 전문가(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가 임용될 것이라는 소식으로 인해 교육기관으로 위상이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수협의회는 지난달 26일엔 총회를 열어 "교육 분야 경험이 있는 학식과 덕목을 갖춘 분이 이사장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시 총회에 참석한 A 교수는 "'강경 투쟁'이 전문인 인사가 폴리텍대 이사장으로 온다면 대외적인 대학 이미지가 나빠질 것으로 걱정하는 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07년 1월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됐으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1월 "전기·가스를 끊고 기차·항공기를 세워 국가 신인도(信認度)를 확 떨어뜨리는 파업을 하겠다"고 공언한 인물이다.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며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2008년 12월 구속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 대외협력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폴리텍대는 총장이 따로 없고, 임기 3년인 이사장이 캠퍼스 34곳, 교육원 2곳, 고교 1곳의 경영을 총괄한다. 이사장 결정 과정은 이사회가 선임하면 고용부 장관이 승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폴리텍대가 현재 진행 중인 신임 이사장 공모에는 이 전 위원장을 포함한 20여명이 지원서를 제출했고, 이 가운데 서류 심사를 통과한 8명 안팎의 후보가 지난달 27일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텍대 B교수는 "폴리텍대 교수 5명 정도가 이사장에 지원했지만 단 한 사람도 면접 볼 기회조차 얻지 못한 걸로 안다"면서 "대학 사정을 잘 아는 내부 구성원은 서류 단계에서 떨어지고, 투쟁을 업으로 삼던 인사가 임명된다면 누구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본지가 폴리텍대 내정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하자 "나중에 (답변)하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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