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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DBR 경영의 지혜]퇴근후 스마트폰 업무, 得일까 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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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퇴근 후 직장 동료끼리 카카오톡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업무 지시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이 법안이 발의된 후 사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는 업무 특성상 실시간 의사소통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며 현실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일부는 실제로 업무 단체 채팅방 알림이 휴일이나 저녁시간에 수시로 울려 불편했다며 이 법안을 지지했다.

이런 논란은 한국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미국, 유럽 등 많은 국가에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 연구진들은 직원들이 퇴근 후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실제로 기업에 이득이 되는지를 알아봤다. 연구진은 중간 혹은 고위 관료 82명으로 구성된 A그룹과 일반 직원 161명으로 구성된 B그룹으로 나눠 10일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내용은 같았으며,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총 2회 진행됐다.

연구결과 오후 9시 이후 업무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한 경우 A와 B그룹 모두에 악영향을 미쳤다. 두 그룹 모두 퇴근 후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한 다음 날 오전 심리적 고갈과 업무 몰입도 저하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다만 A그룹 중 업무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부 참여자(고위 관료)의 경우 심리적 고갈을 느껴도 업무 몰입도가 낮아지진 않았다. 자신의 업무를 잘해내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강하기 때문에 심리적 고갈을 극복하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퇴근 시간 이후 스마트폰으로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것은 실제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 동일한 결과를 적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업무 자율성이 큰 경우 직원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게 늦은 시간까지 일해야 하는 직업이나 산업군에서 업무 자율성을 많이 부여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김유진 템플대 경영학과 교수 ykim@temple.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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