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김주혁
김주혁과 함께한 동료들이 매거진M에 보내 온 그의 이야기 ③
※2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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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즈' |
“처음 그는 착하고 어리숙한 남자 정준(이범수) 역할을 원했다. 하지만 난 그에게 잘나가는 증권맨 수헌 역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그에게서 휴 그랜트의 이미지가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만나보니 그가 왜 정준 역을 맡고 싶어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유난히 외로움과 수줍음을 많이 탔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럼에도 사람 좋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늘 동료 배우들을 편안하게 해줬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알콜 분해 효소가 없어서 술을 원체 못 마시는 그가 ‘싱글즈’ 뒤풀이 때 엄청 과음해서 기절해 실려 간 적도 있다. 애드리브를 자주 하는 배우가 아닌데, 장진영과 러브신을 찍으며 그가 큰 맘 먹고 준비해 온 대사가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는 닭살 돋는 대사가 많은데, 김주혁은 그것조차 늘 진심으로 느껴지게 하는, 남다른 부분이 있었다. 진심을 담아 던졌던 ‘싱글즈’의 대사 한 마디가 기억난다. ‘열심히 사랑했잖아요.’”
-‘싱글즈’를 함께한 권칠인 감독
알콜 분해 효소가 없어서 술을 원체 못 마시는 그가 ‘싱글즈’ 뒤풀이 때 엄청 과음해서 기절해 실려 간 적도 있다. 애드리브를 자주 하는 배우가 아닌데, 장진영과 러브신을 찍으며 그가 큰 맘 먹고 준비해 온 대사가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는 닭살 돋는 대사가 많은데, 김주혁은 그것조차 늘 진심으로 느껴지게 하는, 남다른 부분이 있었다. 진심을 담아 던졌던 ‘싱글즈’의 대사 한 마디가 기억난다. ‘열심히 사랑했잖아요.’”
-‘싱글즈’를 함께한 권칠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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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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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혁씨는 현장에서 스태프와 동료 배우를 긴장시키지 않는 주연 배우였다. 노출 장면처럼 배우가 예민해질 대목을 촬영할 때도 상대 배우를 더 배려했다. 상대의 마음을 풀어주면서 최대한 NG를 안 내려는 모습이 고마웠다. 주혁씨는 사석에서도 거짓말을 잘 못했다. 당시엔 자기감정을 적당히 속여야 하는 예능프로그램 출연도 그런 이유로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와 이야기 나눌 때마다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려, 부단히 뒤돌아보는 사람이라 느꼈다.”
-‘아내가 결혼했다’를 함께한 이영기 프로듀서
-‘아내가 결혼했다’를 함께한 이영기 프로듀서
“워낙 배려심이 깊고 착해서 스태프들도 그를 많이 따랐다. ‘커플즈’ 때 제작비가 넉넉지 않아 의상팀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주혁씨가 사비로 여러 벌의 의상을 마련해 왔다. 이 사실을 모르다가, 뒤늦게 의상 스태프에게 듣고 무척 고맙고 미안했다. 편집실에서 자신의 연기를 꼼꼼히 체크할 만큼 일에서는 누구보다 완벽을 추구했다. 그 정도로 섬세하면 모나게 행동할 법도 한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다시 꼭 뭉쳐서 작품하기로 했었는데….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
-‘커플즈’를 함께한 정용기 감독
-‘커플즈’를 함께한 정용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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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
“당시 여러 사정으로 홍상수 감독님이 프로모션 활동을 전혀 못하셨다. 홍보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앞길이 막막했는데, 김주혁 배우가 GV에 참여해줘 큰 힘이 됐다. 톱배우로서 부담스러운 자리일 수도 있을 텐데, 전혀 불편함 없이 적극적으로 임해줬다. 관객과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을 함께한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을 함께한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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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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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회성도 없고 재미도 없는 사람인데, 배우를 하고 있는 게 참 신기해.’ 늘 그렇게 말했지만, 현장에 오면 배우나 스태프에게 먼저 웃으면서 다가가고 가끔은 싱거운 농담을 던지곤 했었다. 그러다 이내 다시 조용해지셨지만. 술 마시면서 급하게 친해지는 걸 못 하는 거지, 일터에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편하고 친근한 공기를 만드는 데는 꽤 능력자였던 것 같다. 너무 뜨겁거나 끈적하지 않은 그 쾌적한 공기가 참 좋았다.
이런 이야기를 언젠가 하고 싶었다. 아마 앞에서 얘기하면 민망해하며 1절만 하라고 할 모습이 눈에 선하지만. 그렇더라도 한 번은 말할 걸 그랬다. 같이 작업할 수 있어 몹시 기뻤고 고마웠다고, 눈에 담아둔 귀한 순간들을 가끔 혼자 꺼내보곤 했었다고. 성실한 개인주의자, 다정한 궁시렁쟁이, 소심한 야심가, 내 맘대로 그렇게 떠올려보는 당신을.”
-‘좋아해줘’를 함께한 박현진 감독
이런 이야기를 언젠가 하고 싶었다. 아마 앞에서 얘기하면 민망해하며 1절만 하라고 할 모습이 눈에 선하지만. 그렇더라도 한 번은 말할 걸 그랬다. 같이 작업할 수 있어 몹시 기뻤고 고마웠다고, 눈에 담아둔 귀한 순간들을 가끔 혼자 꺼내보곤 했었다고. 성실한 개인주의자, 다정한 궁시렁쟁이, 소심한 야심가, 내 맘대로 그렇게 떠올려보는 당신을.”
-‘좋아해줘’를 함께한 박현진 감독
김주혁 필모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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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 필모그래피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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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 필모그래피 (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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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백종현·고석희·김나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 각 영화사·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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