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태 전 경우회장 (사진=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우회 지원을 받으며 관제시위를 벌인 혐의를 받는 구재태 전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회장이 13일 구속됐다.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배임수재, 공갈 등의 혐의로 구 전 회장을 구속했다.
구 전 회장은 국정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대기업으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구 전 회장은 충남지방경찰청장, 경찰청 보안국장 등을 역임하고 2008년부터 지난 5월까지 경우회장을 지냈다.
검찰은 경우회 산하 영리법인인 경안흥업이 자체 사업 수행 능력이 없음에도 현대제철과 대우조선해양의 고철 유통권을 따낸 뒤 다른 회사에 재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의 통행세를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현대기아차 수뇌부에게 요구해 경안흥업에 수십억원대 일감을 몰아주도록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구 전 회장은 대우조선 측이 경안흥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중단하려 하자 보수단체를 동원해 회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공갈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구 전 회장은 2014∼2016년 경우회가 주최한 집회에 동원된 어버이연합 회원들에게 아르바이트비 명목의 돈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경우회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횡령)도 받는다.
이외에도 2015년 경우회가 추진하던 경찰병원 장례식장 리모델링 사업 계약금으로 업체에 7억원을 지급한 뒤 사업이 무산됐음에도 이를 회수하지 않아 경우회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받는다.
구 전 회장은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앞서 "대기업에 왜 지원을 요구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원을 요구한 일이 없다"라고 답하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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