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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靑브리핑·中보도 달라… 靑, 한밤에 해명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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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회담]

靑 "양국 관계 복원" 브리핑 후

中언론 "시주석, 사드 입장 되풀이… 한국에 책임있는 태도·결정 촉구"

靑 "시주석, 미래 얘기 하기 위해 과거 얘기 정리한 것" 재브리핑

지난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 직후 청와대가 한 브리핑과는 다른 내용의 중국 언론 보도가 나와 청와대가 이를 수습하는 내용의 브리핑을 다시 하는 일이 일어났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현지 시각 11일 오후 7시 20분쯤 다낭 현지에서 정상회담 직후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그는 "양 정상은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20분 넘겨 한·중 관계 발전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사드 문제와 관련, 10월 31일 공개한 '양국 관계 개선 방안에 관한 발표 내용'을 평가하고, 양국이 모든 분야에서의 교류 협력을 정상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키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시 주석은 '새로운 출발이고 좋은 시작'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사드와 관련한 윤 수석의 이 같은 브리핑을 토대로 국내 언론에서는 '한·중 관계 복원 공식화' '사드 갈등 마침표'와 같은 기사들이 보도됐다. 청와대 측은 "화기애애하고 허심탄회한 분위기였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하지만 브리핑 두 시간쯤 뒤 중국 국영 통신사인 신화통신의 영문 트위터에 "시 주석은 사드에 대한 중국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한국이 책임 있는 태도를 취하고 결정을 내리도록 촉구했다"는 보도가 올라왔다. 청와대 브리핑에는 들어 있지 않은 내용으로 윤 수석이 양 정상 간 사드 갈등이 봉합된 것처럼 설명한 것과는 정반대 기조였다.

현지의 국내 기자들은 청와대에 해명을 요구했고, 밤 9시 40분쯤 '비보도'를 전제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다시 한 번 브리핑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관계자는 "신화통신의 보도 내용은 시 주석이 중국의 기존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10월 31일 (한·중 양국의) 사드 공동 발표문의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며 "시 주석은 현재 상황에서 양국 간 미래 지향적인 관계 발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이야기를 하기 위해 과거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라고도 했다.

시 주석이 사드와 관련해 신화통신이 보도한 언급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회담 초반부에 잠깐 꺼낸 것일 뿐 전체 분위기는 사드 문제를 봉합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시 주석의 '새로운 출발, 좋은 시작' 발언도 회담 끝 무렵에 나왔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 측 발표를 보면 시 주석은 장시간 동안 사드 문제를 조목조목 얘기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는 해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사드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긍정적 평가만 취사선택해서 브리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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