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설계경진대회 KAIST팀 대상… 상동-송내고 ‘창문 방화벽’도 수상
11일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제7회 전국학생설계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KAIST팀과 상동고·송내고 연합팀 학생들이 시상식이 끝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계학회 제공 |
“구형 소화기는 오랫동안 안 쓰면 소화 약재가 굳어져서 못 썼지만 최근에는 굳지 않는 소화 약재를 쓰기 때문에 내부 기압만 다시 충전해 주면 오래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질소 가스를 채울 수 있는 ‘리필 소화기’를 만들었죠.”
대한기계학회가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암교육문화재단,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제7회 전국학생설계경진대회가 11일 서울 연세대에서 열렸다. 대상을 차지한 KAIST팀 대표 김기윤 씨(24·기계공학과 4학년)는 “소화기를 만들 때 위쪽과 아래쪽 본체를 따로 만들어 용접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공기를 리필할 수 있는 본체와 약재를 채울 수 있는 본체를 각각 만들어 결합하는 형태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소화기 가격과 교체 주기를 고려하면 유지 비용을 3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재난·재해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주제로 열린 올해 행사에 참가한 179팀은 지진과 화재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중 본선까지 올라온 30팀(고등부·대학부 각 15팀)은 시연 제품까지 만들어가며 경쟁을 벌였다. 심사위원을 맡은 원윤재 한국기술교육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는 “첨단 기술을 적용하거나 복잡한 구조로 설계를 하지 않으면서도 상품성을 갖추고 경제성까지 더한 아이디어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기계공학 기술을 배우지 못한 고등부 학생들도 대학부에 뒤지지 않는 참신한 아이디어 경쟁을 벌였다. 상동고·송내고 연합팀은 고층 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불길이 위로 퍼지지 않도록 창문 위쪽에 붙이는 방화벽 아이디어를 출품해 대상을 받았다. 팀 대표 고현호 군(17·송내고 2)은 “철판에 경첩을 붙이는 방법부터 시작해 부채꼴 모양으로 접힌 방화벽이 펴지는 방법 등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두루마리 휴지처럼 말려 있다가 펼쳐지는 구조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해가 갈수록 출품작의 공학적 완성도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기계학회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대상을 차지한 KAIST 학생들은 전 세계 대학생들이 겨루는 설계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진애언 경암교육문화재단 대표(상임이사)는 “참여한 학생들의 태도가 무척 적극적이고 능동적이어서 뿌듯하다”며 “학생들은 더 큰 꿈을 꾸도록 해 주고 사회에는 기술공학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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