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 광구에 3871억 투자
올 3분기까지 1372억 벌어들여
미 프리포트에 LNG 수출기지 확보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위치한 SK 생산광구에서 메뚜기처럼 생긴 펌핑유닛을 이용해 셰일석유와 가스를 끌어오리고 있다. [사진 SK플리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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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서울시 면적의 30%에 해당하는 이곳에 108개의 유정을 뚫었다. 올해엔 7개의 파이프를 밀어 넣었다. 수직으로 1.6㎞ 지점까지 판 뒤 다시 수평으로 1.6㎞ 정도를 머드모터를 이용해 밀고 들어간다. 목표지점에 도달한 이후에는 파이프 끝에 구멍을 여러 개 낸 뒤 고압의 물을 분사해 주변 암석을 파쇄하고, 펌프에 연결된 수집기를 파이프 속으로 집어넣어 셰일층에 숨어있는 기름과 가스를 뽑아 올리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오클라호마 광구에서 하루 2700 BOE(원유와 가스를 합쳐 원유로 환산한 배럴)의 원유와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가 대략 4대6의 비율로 나오고 있다. SK는 현재 국내 기업 가운데 미국 광구에서 셰일석유를 직접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최태원 |
그 성과가 이제 나오고 있다. 석유개발사업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137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5년과 16년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이다. 셰일석유 개발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에서 수익성이 커진다. 최동수 SK이노베이션 E&P 대표는 “수직시추 위주의 ‘컨벤셔널’과 수평시추도 곁들이는 ‘언컨벤셔널’은 석유개발 업체에게 양날의 칼과 같다”면서 “국제유가에 따라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기 때문에 둘 다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페루와 베트남 등 전 세계 9개국에서 13개 광구와 4개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최 회장의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가 SK를 석유매장량 5억3000만 배럴에 하루 5만5000 배럴을 생산하는 글로벌기업으로 탈바꿈시켰지만, 실패도 적지 않았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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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최 회장은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묻기보다는 그 성과를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실패한 임직원을 다독였다. 성공 확률이 낮고 위험이 큰 만큼 수익도 큰 자원개발 사업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한 결과다.
이렇게 미국에서 쌓은 셰일석유 개발 노하우는 중국에서도 활용할 예정이다. 셰일가스 최대매장량을 자랑하는 중국의 경우 인프라나 비용 측면에서 개선돼야 할 점이 많기 때문에 SK는 2021년 이후 개발기회를 엿보고 있다.
SK의 아메리칸 드림은 LNG에서도 결실을 맺고 있다. 휴스턴 남쪽 해안가인 프리포트에 LNG 수출기지 사용권을 확보한 것도 그중 하나다. 한국의 수입선 다변화 차원에서 긍정적이고, 특히 대미무역적자를 조금이나마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지난 9월 미국 다우로부터 인수한 프리포트의 ‘에틸렌 아크릴산(EAA)’ 관련 사업도 ‘복덩이’다. 포장재 접착제로 쓰이는 EAA의 경우 제조공정이 워낙 고난도이기 때문에 글로벌 메이저 3개 업체 정도만 시장을 나눠갖는 고부가 제품이다. 다우와 듀폰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반독점 이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놓게 된 EAA 사업을 SK가 빠른 의사결정으로 인수한 것이다. 한해 4000억 달러에 달하는 고부가 접착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듣고있다.
텍사스·오클라호마=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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