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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N1★현장]"영화인들, 나를 조사해달라" 조덕제, 눈물의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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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영화촬영 중 상대 여배우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피앤티스퀘어에서 열린 입장 표명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조덕제는 지난 2015년 4월 모 영화 촬영 도중 합의 없이 상대 여배우의 속옷을 찢고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7.1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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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영화촬영 중 상대 여배우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조덕제가 기자회견을 열고 무죄를 주장했다.

조덕제는 7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피앤티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였다. 이날 조덕제는 "20년째 연기자로 살고 있는 사람이다. 긴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고 이제 대법원의 판결만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허위 주장으로 마음이 갈기 갈기 찢어졌음에도 진실은 밝혀진다는 믿음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이어 "1심에서는 '연기였을 뿐 성추행이 아니다'며 무죄를 선고 받았는데, 2심에서는 '여배우의 주장이 일관된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내가 유죄라면 감독의 지시와 의도를 잘 파악하고 연기를 잘 했다는 이유로 죄를 받은 것 아닌가. 영화적인 '리얼리티'를 이해하지 못하고 현실과 혼동하면 안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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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촬영 중 상대 여배우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피앤티스퀘어에서 열린 입장 표명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조덕제는 지난 2015년 4월 모 영화 촬영 도중 합의 없이 상대 여배우의 속옷을 찢고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7.1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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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는 "2심 재판부는 결정적으로 '내가 추행을 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우발적으로 흥분했을 수도 있다'는 말로 내가 성추행 혐의를 안긴 것이다. 이건 영화와 연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해서 그렇다. 영화인들은 다 아는 이야기다. 20년 이상 연기한 조단역 배우가 스태프들 앞에서 우발적으로 흥분을 해서 성추행을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정신병자가 아니고야 그럴 수 있나"고 강한 어조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영화 촬영 중에 일어난 것이고 영화의 한 신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사건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 총책임자는 감독이다. 감독은 촬영장의 콘트롤타워다"며 감독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

이어 "부부 강간 장면에서 촬영 중 문제가 있었다면 여배우는 촬영 중단을 요구해야 했고 감독은 상황을 멈춰야 했다. 하지만 감독은 OK 사인을 내면서 만족한다고 했고 여배우는 촬영 후에야 감독과 독대했다. 감독은 내게 (여배우를) 달래주라며 사과하고 끝내자고 했다. 그럼에도 (여배우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영화 촬영자체가 진행이 안 될 정도로 상황을 몰고 갔다. 결국 감독과 여배우가 한 편이 되어서 나를 강제로 하차시키는 상황까지 갔다. 사건이 법정까지 가면서 배우로서 살아온 인생이 물거품 되는 힘든 상황이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2심 유죄선고 당시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이었다며 "내가 평생을 바친 연기가 나를 향한 비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열정을 바치고 감독의 지시를 따른 것이 나를 구렁텅이에 빠트렸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날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된 영화 메이킹 필름을 촬영한 촬영기사 모 씨가 동석했다. 이 씨는 먼저 조덕제와의 친분에 대해 "영화 촬영 전에 우연히 한 번 본 것이 전부다. 사실상 문제가 된 장면 촬영 때 처음 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이 벌어진 날도 늘 하던대로 영상을 촬영했다. 그리고 검찰의 요청을 받아서 영상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메이킹 영상이 여배우에게 불리한 증거로 작용하자 그쪽(여배우 측)은 근거도 없이 갑자기 영상이 편집되고 조작됐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주인공 위주로 찍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미 주인공 위주로 많이 찍었고 해당 장면은 남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인 장면이라서 조덕제를 위주로 촬영했다. 조작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조덕제와 함께 동석한 해당 영화의 한 스태프는 "제작자와 감독이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발생한 사건이며, 이를 약자에게 전가한 사건이다"며 "재판과정에서 영화와 무관한 여성단체 등과의 대결구도가 형성됐고, 영화 작업을 일반 성범죄와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법원의 최종 판단이 있기 전에 영화인들에 의해 사건이 판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덕제는 끝까지 법정 공방을 이어가는 이유로, 자신과 같은 처지의 동료들을 언급했다. 그는 "내가 스러지면 그들은 기뻐할 것이고 진실은 묻힐 것이다. 지금도 묵묵히 역할을 다하는 조단역 배우들과 영화 스태프들에게 좌절을 안길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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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촬영 중 상대 여배우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피앤티스퀘어에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조덕제는 지난 2015년 4월 모 영화 촬영 도중 합의 없이 상대 여배우의 속옷을 찢고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7.1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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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는 영화인들의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 이후 몇 영화인들은 사건에 대한 사실 관계 파악이나 진상 조사도 없이 맹목적으로 나를 매도하고 공격했다. 영화 단체들이 여성 단체들을 따라다니며 그들의 입장과 주장을 추종하고 그들 뒤에 서서 피켓을 들고 있는 이유가 뭔가. 내 입장과 목소리는 한 번도 들어주지 않은 채 날 비판하는 것에 대해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계를 잘 모르는 외부 단체들에 의해 이 사건이 왜곡, 과장되면 안 된다. 영화인들의 손으로 진상을 조사하고 진실 규명에 동참해줬으면 좋겠다. 나를 조사해달라. 어떤 시험대라도 오르겠다. 영화인들이 검증한 결과라면 나 역시 받아들이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2015년 4월 조덕제는 영화 촬영 도중 함께 연기하는 파트너인 여배우 A의 속옷을 찢고, 바지 안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사건으로 여배우 A는 전치 2주의 찰과상을 입었다고 주장한 이후 조덕제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신고했고, 검찰은 조덕제를 기소했다.

원심에서 재판부는 조덕제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지난 10월 13일에 열린 항소심에서 원심이 파기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민사 소송을 해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킨 점,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점을 들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현재 양측은 쌍방으로 상고장을 제출, 사건에 대한 판단은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판결 이후 조덕제는 언론 인터뷰들을 통해 혐의를 부인하며 판결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 여배우 측 역시 조덕제의 주장에 반박하며 양측이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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