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삼산경찰서는 허위 경매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 등으로 전직 경매사 47살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또 A씨의 허위경매를 돕거나 경매와 관련해 편의를 봐달라며 금품을 건넨 혐의 등으로 농산물 중간 도매인과 산지유통인 등 3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A씨는 인천의 한 농산물 시장에서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경매사로 근무했습니다.
해당 기간 전자경매시스템에 사과나 오이 등 판매 농산물이 없는데도 허위로 경매를 등록한 뒤 모 농협으로부터 물건값 4억5천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경매 후 농협이 농산물 출하자에게 물건값을 지급한 뒤 해당 물건을 낙찰받은 중간 도매인들로부터 월말에 정산받는 점을 노렸습니다.
A씨는 중간 도매인들과 짜고 허위 물건 경매를 통해 농협에서 돈을 받아 개인적으로 쓴 뒤 월말에 물건값을 농협에 되갚았습니다.
이런 범행을 230차례나 반복했습니다.
그의 범행을 도운 중간 도매인들은 평소 농산물 경매를 하면서 그와 알고 지낸 사이였습니다.
A씨는 경찰에서 허위경매로 받은 물건값으로 주식 투자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액수 4억5천만 원을 A씨가 모두 사용하지 않고 매번 월말에 갚았지만, 피해자를 속이고 돈을 받는 즉시 사기죄가 성립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산지유통인 2명으로부터 높은 가격에 물건을 팔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15차례 38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았습니다.
또 서울의 한 농산물 시장에서 물건을 사다가 다른 출하자 명의를 빌려 130여 차례 5천400만 원어치의 농산물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관련법 상 경매의 공정성을 위해 경매사는 직접 농산물을 판매하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농수산물유통법상 경매사가 금품을 받을 경우 공무원으로 의제해 뇌물수수죄를 적용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범행 후인 2015년 말 경매사를 그만뒀습니다.
[임태우 기자 eigh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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