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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포항시의회 박희정 의원, 포항시 행정은 "붕어 없는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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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박희정 의원


박희정 의원 (포항=국제뉴스) 이기만 기자 = 포항시 항구동 우방비치아파트 앞으로 834m짜리 교량이 지나가게 되는 (가칭)동빈대교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포항시의회 시정질문에 올랐다.

동빈대교의 건설을 반대하는 대형민원이 발생해 주민과 포항시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19일 열린 포항시의회 제3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박희정 의원은 "동빈대교 노선과 관련 노선변경을 건의할 용의가 있는지" 질의했다.

박 의원은 "20여년 만에 현실화되고 있는 이 사업은 도시계획을 통해 제시한 노선대로 해안을 연결하는 다리가 건설될 것이라는 내용만 회자되었으나 막상 사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보니 834m 짜리 교량이 내 집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고 대변했다.

이어 "포항시가 현재 노선대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국도ㆍ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을 고시하는 동안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다"며 "평생 모은 재산이 아파트 한 채 인데,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 재산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다면 어느 누가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사업추진 과정에서 기존 계획과 달라진다면 주민소통과 의견수렴이 행정기관의 책무임에도 포항시는 '기본계획수립 단계에서 주민의견을 전달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제가 첩첩산중으로 쌓이는 상황인데도 이강덕 시장이 단 한번도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포항시 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의 입장인지? 주민의 입장인지?" 되물었다.

이에 대해 이강덕 시장은 "동빈대교는 기존 국지도20호선인 삼호로로 접속함이 타당한 것으로 검토돼 노선 변경 건의가 어려운 것이 현실" 이라면서도 "주민 의견을 수렴한 다양한 형태의 교량 건설을 강구하겠다"는 애매한 답변을 해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희정 의원 시정질문 전문]

사랑하는 52만 포항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박희정 의원입니다.

시정질문 기회를 주신 포항시민과 문명호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동료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이강덕 시장님을 비롯한 집행부 공무원 여러분들의 노고에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본질이 사라지거나 흐려졌을 때 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인데, 최근 들어 포항시 행정을 두고 붕어빵 같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아인슈타인은 '국가가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지 사람이 국가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동고집」에서는'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민심을 얻는 일보다 더 큰 것이 없고, 나라를 다스리는 길이 많지만 민심을 따르는 것보다 더한 것은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비단 이런 명언이 아니라도 포항시 행정의 본질은 시민에게 있다는 것은 누구나 주지하고 있는 사실일 것입니다. 시민의 목소리가 포항시정에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시민의 요구가 제대로 충족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차원에서 시정질문을 하겠습니다.

최근 동빈대교(가칭)의 건설을 반대하는 대형민원이 발생해 주민과 포항시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주민은 고가도로의 설치로 인해 도시미관이 훼손되고 소음공해, 대기오염, 조망권 침해로 생존권과 재산권이 크게 침해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동빈대교의 건설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포항시는 포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조속히 건설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동빈대교는 국지도(국가지원지방도) 20호선의 일부구간으로 송도해수욕장과 영일만 해수욕장을 연결하는 교량입니다. 국지도 20호선은 1999년 포항시가 경북도와 국토교통부에 노선지정 건의를 한 후 20여년 만에 현실화되고 있는 사업입니다.

이 세월동안 주민들 사이에서는 포항시가 도시계획을 통해 제시한 노선대로 해안을 연결하는 다리가 건설될 것이라는 내용만 회자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보니 834m 짜리 교량이 내 집 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현재 노선대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국도ㆍ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을 고시하는 동안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습니다.

평생 모은 재산이 아파트 한 채 인데,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 재산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다면 어느 누가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해안을 연결하는 도시계획을 제시한 것은 포항시였습니다. 도시계획도로인지 국지도인지를 따지기에 앞서, 포항의 미래 계획을 세우고 주민들에게 알렸다면 당연히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경상북도나 중앙정부 또한 비슷한 계획이 지역에 세워져 있었다면 이와 연계하여 검토추진하는 것이 중복투자를 막고 예산낭비를 줄이는 길일 것입니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계획과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주민에게 알리고 소통을 하며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것이 행정기관의 책무입니다.

포항시는 지금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일도, 현재의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통해 달라는 주민들에게 '기본계획수립 단계에서는 포항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습니다.

포항시 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의 입장입니까? 주민의 입장입니까?

최근의 SOC 사업은 민원이 발생하면 사업 추진 자체가 늦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민원으로 인해 사업추진이 늦어진다면 국지도 20호선과 동빈대교를 통한 파급효과를 기대한 해도, 송도를 비롯한 남구지역의 주민들은 상실감이 커질 것입니다.

문제가 첩첩산중으로 쌓이는 상황인데도 시장님은 단 한번도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사업이든 문제는 생길 수 있습니다. 대화하고 조정하고 대안을 찾는게 포항시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시장님께 질문하겠습니다.

동빈대교를 포함한 국지도20호선 노선 결정 과정에서 포항시 도시계획과 연계시키지 못한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 주십시오.

지금도 대부분의 주민들은 도시계획 노선을 국지도 20호선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 기본계획을 세우고 있는 단계이므로 다양한 노선을 검토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국토부와 경북도에 현재의 노선변경을 포함한 다양한 노선 검토를 건의할 용의가 있는지 답변해 주십시오.

동빈대교의 현재 계획은 아파트 앞에 고가도로를 만드는 것과 다름없어 보입니다. 민원은 불보듯 뻔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계획단계라 할지라도 주민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소통을 추진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입장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항구동 공영주차장 매각 문제에 대해 질문하겠습니다.

항구동 공영주차장은 포항여객선터미널과 영일대 해수욕장에 바로 인접해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주민과 관광객은 물론이고 해수욕장 피서객, 인근 상가 이용객 등에게 편의를 제공해 주던 곳이었습니다.

공공용지 기능이 컸던 주차장이 민간에 매각된 것을 두고 주민들은 왜 포항시가 매입하지 않았는지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포항시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도 경상북도개발공사에서 항구동 부지에 대한 적정 용도강구 및 최적의 부지 활용방안을 위하여 부지 활용방안 조사용역 실시 중 매각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사업기본 수립 및 타당성 검토, 사업추진계획 및 마케팅전략 수립을 부지매각, 자체시행, SPC 등 사업방식을 제안하기 위한 용역이 국지도 20호선 노선 미확정을 사유로 중단되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경상북도개발공사의 자료는 내용이 다릅니다. 국지도 20호선 해상교량램프가 부지내로 통과하여 자체개발은 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하고 용역을 중지했다고 합니다.

또한 포항시에 공식 문서 통보 전 관련부서와 유선상으로 수차례 매수의사 및 부지사용 관련 협의를 하였으며, 최종으로 매수의사가 없고 매각에 따른 별도 의견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항구동 공영주차장 부지는 도청이전신도시 건설사업 추진시 공사채발행을 위한 자본금 증자를 위해 경북도에서 경북개발공사로 현물출자 되었습니다.

감사원에서 장기무수익자산에 대한 지적이 있어 매각을 추진했다는 것이 개발공사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당시 출자재산의 규모 도청이전 신도시 조성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점 포항-울릉간 여객 사업에 대해서는 경북도도 주민편의를 제공해야 할 책무가 있다는 점 뿐만 아니라 국지도 20호선의 교량 램프가 예정돼 있다는 점 도시계획도로 문제 등을 감안하면 급하게 부지를 매각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용역까지 중지해 가며 진행한 부지매각의 목적이 개인사업자의 사업목적에 부합시키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서 지적한대로 항구동 공영주차장은 공공용지로서의 기능이 컸습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할 주체인 포항시가 부지 매각 과정에서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한 것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습니다.

포항시는 매각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매입하지 않아도 공공용도로 사용하도록 촉구했어야 합니다. 재원이 없어 매입이 어려웠다면 개발공사가 부지를 일방적으로 민간에 매각하여 개인업자의 수익사업을 도와 주지 않도록 시민여론에라도 의지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주민의 입장을 가장 먼저 대변해야 할 포항시가 의견을 내지 않은 것은 사실상 매각에 동의한 것이라고는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시장님께서는 항구동 공영주차장 매각 결정 과정에서 포항시가 의견을 내지 않은 사유를 명확하게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부지를 매입한 민간업자는 대규모 개발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40층이 넘는 아파트가 들어서거나 상업시설이 건립되면 이 일대에는 극심한 교통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답변해 주십시오.

다음은 포항시 공유재산 관리실태에 대해 시장님께 질문하겠습니다.

공유재산은 국가 또는 공공 단체의 소유에 속하고 공공의 목적에 사용되는 재산입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법령과 조례를 통해 공유재산 및 물품을 보호하고 그 취득유지보존 및 운용과 처분의 적정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지방재정법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이나 기부의 채납 또는 법령이나 조례의 규정에 의하여 소유가 지방자치단체의 소유가 됩니다.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은 결국 시민의 혈세로 귀결되므로 결국 공유재산은 주민의 재산이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취득유지처분을 함으로써 재산관리의 적정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포항시는 수상레저타운, 에코생태탐방로 전망대, 캐릭터 해상공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공유재산과 물품의 관리를 위해 정해진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수상레저타운이나 에코생태탐방로는 형산강 수은오염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행되었던 형산강 프로젝트 사업 중 일부입니다. 논란을 무시한 것도 모자라 예산편성 이전에 공유재산 관리계획에 대한 의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는 절차까지 지키지 않아 형산강 프로젝트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깊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캐릭터 해상공원은 더 심각합니다. 해상공원 민간위탁 절차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근거해 관련 조례도 제정하지 않은채 진행되었습니다만, 공유재산 관련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제정된 조례에는 입장료만 규정되어 있을 뿐 내부 시설물의 사용요금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체험관과 놀이기구의 사용요금을 징수하고 있습니다.

제3자 전대에 관한 의혹도 있습니다. 조례나 위수탁 협약서에는 제3자 전대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는데도 협약체결자 외 다른 사업자가 해상공원 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절차상의 하자를 만들어가면서 무리하게 개장한 이유가 진정 주민들을 위한 것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시장님께서는 공유재산 관련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유를 밝혀 주시고, 향후 재발방지 대책을 강력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에 대해서도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청렴도 평가에 대해 질문하겠습니다.

본의원은 지난 7월 임시회에서 포항시가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최하위 수준임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는 국민권익위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매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관의 주요 업무처리 경험이 있는 국민(외부청렴도), 소속직원(내부청렴도), 관련학계와 시민단체, 지역민학부모(정책고객평가)들의 설문조사 결과에 부패사건 및 신뢰도 저해행위 감점을 적용해 결과를 산출합니다.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에 따라 △1등급(매우우수) △2등급(우수) △3등급(보통) △4등급(미흡) △5등급(매우미흡)으로 분류합니다.

포항시는 지난 2013년~2016년까지의 평가에서 단 한 번도 보통이상의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외부청렴도와 내부청렴도를 합한 종합청렴도가 전국 75개시 중 2013년 69위(7.13점), 2014년 56위(7.24점), 2015년 60위(7.24점), 2016년 65위(7.22점)라는 매우 낮은 수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2016년의 결과를 보면 외부청렴도(7.58점, 46위)는 부패 직접경험 및 간접경험이 가장 취약하고, 내부청렴도(6.55점, 74위)는 청렴문화와 인사업무, 예산집행, 업무지시 공정성 등 전 부분에 걸쳐 매우 취약합니다. 그 중 인사업무와 예산집행 부문의 청렴도가 매우 낮습니다.

청렴도 평가의 궁극적인 목적은 부패방지입니다. 청렴도가 낮다는 것은 우리 포항시가 부정 부패에 취약한 상황임을 나타내는 지표일 수 있습니다.

조사표본을 매년 같은 대상자로 하지 않고 불특정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렴도 하락의 원인이 담당부서나 몇몇 부서의 잘못이 아니라 조직 전반과 포항시 전체에 넓게 퍼져 있음도 알 수 있습니다.

시장님께서는 매년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받고, '미흡' 평가를 받는 원인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렴도 향상은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민원인에게 평가를 잘해달라는 부탁을 하거나 조직내부를 단속하는 정도의 대응으로는 부패방지라는 궁긍적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부정과 부패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했었는지, 행정이 합리적이고 투명했었는지, 민원인에게 불편한 요구를 습관적으로 하지는 않았는지, 부당한 외부압력을 방치한 것은 아닌지 꼼꼼히 살피고 개선해 나가야만 청렴도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님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시장님은 청렴도 향상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으신지 구체적으로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본의원의 시정질문을 마치겠습니다. TV를 통해 방송을 지켜보시는 시민 여러분과 이곳 본회의장에서 경청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집행부의 성실한 답변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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