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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마켓인]"재매각도 순탄치 않을 것"…빨간불 켜진 STX중공업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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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찰에도 시장은 '무덤덤'…애초 '분리매각' 입장차로 재매각 전망

유력후보 유암코 놓고도 주주간 이견…"통매각할 업체, 국내 없다"

[이 기사는 10월 18일(수) 16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고준혁 기자] STX중공업 매각이 유찰됐다. 그러나 인수합병(M&A) 업계는 “‘유찰 후 재매각’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초 STX중공업과 원매자 간 견해 차이가 뚜렷해 유찰은 당연하단 얘기가 공공연히 돌았기 때문이다. 매각 과정에서 드러난 양측의 갈등을 볼 때 재매각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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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트리, 채무감면 등 조건 까다로워…“STX重 본입찰 요청했을 수도”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과 매각 간사 삼정회계법인은 지난 17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STX중공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해 거래가 유찰됐다고 밝혔다. 이는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한 파인트리자산운용과 STX중공업간 매각 조건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탓으로 전해졌다. STX중공업은 매각가격이 1500억원 선에서 형성되길 바랐지만 파인트리가 이보다 낮은 가격에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파인트리측이 STX중공업에 구조조정과 감자(減資), 추가적인 채무감면 등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M&A업계에서는 이번 STX중공업 매각 유찰을 두고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8월 진행된 예비입찰 과정에 참여한 원매자 대부분이 STX중공업을 부문별로 분리해 인수하는 방안을 고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STX중공업은 엔진·기자재 제조와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실제 신일광채그룹 등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오른 원매자들의 실사 기한 연장 요청으로 본입찰이 한 차례 연기됐을 당시 플랜트부문 분리 매각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한다. STX중공업은 계속되는 협상에 난항을 겪자 이번 공개입찰을 통한 연내 매각을 포기하고 재매각 공고를 내는 ‘플랜B’를 택했다는 것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파인트리자산운용도 본입찰 참여 의사가 없었으나 STX중공업 측에서 요구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파인트리가 애초 성사될 수 없는 무리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유암코에 재매각? 주주 반발 우려…“분리매각 이슈 해결돼야”

향후 있을 수 있는 STX중공업 재매각 유력 인수후보로는 민간자본에 비해 자금력이 우수한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거론되고 있다. 유암코는 최근 STX조선 자회사인 고성조선해양과 STX엔진 인수에 성공하는 등 STX그룹 계열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암코가 STX중공업을 인수하면 STX엔진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유암코가 STX중공업 인수에 뛰어들기 어렵다는 정반대의 관측도 있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유암코 일부 주주들이 STX중공업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며 “이번 본입찰에 들어가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설립된 유암코가 사적 M&A시장에 참여한다는 비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가장 확실한 방안은 이번 유찰 과정에서 드러났듯 분리매각 이슈를 해결하는 것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 투자자(FI)는 STX중공업 엔진 부문을, 일반 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SI)는 플랜트 부문을 각각 따로 떼어 인수하길 원하고 있다. 이처럼 STX중공업의 통매각을 원하는 인수희망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분리매각만 해결되면 재매각은 탄력을 받게 된다. STX중공업 인수 의향이 있다는 한 업체 측은 “통매각으로는 국내에서 인수할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분리매각이 진행되면 매각되지 않은 파트에 대한 구조정정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STX중공업 소속 종업원들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한 일인 탓에 이 또한 쉽지 않다.

STX중공업의 매각가격을 재조정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TX중공업의 희망 매각가인 1500억원은 자회사인 일승이 포함된 가격으로 알려졌다. 진행 중인 일승의 매각 절차가 완료돼 STX중공업의 매각가가 더 낮아지면 그만큼 인수 확률도 높아지는 셈이다. 일승 매각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수의계약을 맺은 세진중공업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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