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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돈다발 김치통’ 땅에 묻은 공무원… 보성군수 수뢰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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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마당 밑 6500만원 등 발견
이 군수·브로커 등 3명 추가 기소
서울신문

검찰 수사관들이 땅속에 묻힌 돈다발이 든 김치통을 발견하는 모습.순천지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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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통 안에는 보성군청 공무원 A씨가 브로커로부터 받은 금액 일부인 6500만원이 담겨 있었다.순천지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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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통에 수천만원의 돈다발을 담아 땅에 묻은 공무원들이 구속됐다.

18일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따르면 보성군청 공무원 A(49)씨는 지난 8월 업체로부터 받은 뇌물 7500만원을 검찰에 신고했다. 보성군의 관급비리 의혹을 수사 중이던 검찰은 A씨의 자백에 따라 집 마당에 묻혀 있던 현금 6500만원 등 7500만원을 확보했다. A씨는 2016년 9월부터 관급계약을 체결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브로커 B(45·구속기소)씨로부터 20여회에 걸쳐 2억 2500만원을 받았다.

A씨는 이 가운데 1억 5000만원을 이용부(64) 보성군수에게 상납하고 나머지 6500만원을 플라스틱 김치통에 담아 집 마당에 묻고 1000만원은 다락방에 보관한 혐의다. 보성 소재 업체뿐만 아니라 광주·전남과 부산 소재 업체들은 보성군 관급계약 브로커들을 통해 보성군과 관급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액의 일정 부분(5~10%)을 군수에게 뇌물로 전달했다.

검찰 조사에서 A씨는 “업체로부터 받은 돈이 컸고 겁이 나서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없도록 땅에 묻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전임자였던 C(49)씨도 2014년 12월부터 브로커 D(52·구속기소)씨로부터 2억 3900만원을 받아 이 군수에게 상납한 후 나머지 2500만원을 책장에 보관하다 검찰에 신고했다. 두 공무원이 보관하던 현금다발은 보성군 관급계약 비리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됐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이 군수 등 3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이날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대가로 보성 지역 업체로부터 3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 수수)로 이 군수와 이 군수의 측근, 브로커 등 3명을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뇌물 수수 사실을 신고한 공무원 A씨와 C씨에 대해서는 책임을 감경해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공무원들이 제출한 현금은 몰수하고, 이 군수가 업체들로부터 수수한 뇌물 3억 5000만원은 범죄수익환수 절차를 통해 환수할 계획이다.

보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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