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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IS 트라우마]②세계 정치지형을 '우향우'로 바꿔버린 IS의 '글로벌 테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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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IS가 스스로 배후라고 밝힌 지난 8월 스페인 차량테러 피해자 모습(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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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IS는 수도 락까가 함락되면서 사실상 소멸단계로 접어들었지만, IS가 남긴 트라우마는 전 세계 정치지형을 크게 바꿔놓았다. IS의 무차별 테러에 따른 반이슬람주의가 전 세계에서 극우세력의 지지기반을 넓히는데 큰 도움을 주면서 다원주의와 개방을 표방했던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이 '우향우'하기 시작한 것.

IS의 극단적 테러리즘에 대한 분노는 각 국의 대선판을 크게 자극했다. 대표적인 나라가 지난해 대선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미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외교 정책 공약으로 내세웠던 원칙은 주로 전통적인 '고립주의'로 설명된다. 멕시코와 국경에 만리장성을 구축하겠다는 공약이나 보호주의 무역정책, 반이민 공약 등은 수많은 대중들의 테러리즘에 대한 공포를 기반으로 나올 수 있었다.

중동 난민 문제와 실질적으로 IS의 테러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유럽의 경우에도 테러리즘은 정치판 변화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최근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우파가 압승하고 극우 연립정당이 세워질 수 있었던 주요 배경에도 '반이민' 이슈가 작용했다. IS 조직원 및 자생 테러범들이 자행한 파리 동시다발 테러, 벨기에 브뤼셀 공항 테러 등으로 공포심리가 커지면서 주로 시리아 및 북아프리카에 오는 난민들에 대한 반감도 커졌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총선보다 앞서 프랑스, 독일의 선거에서도 극우정당의 대약진이 있었다. 반이민 정서의 확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IS가 테러만 발생하면 배후를 자처하면서 유럽과 미국 내 이슬람에 대한 인식을 더욱 나쁘게 만들고 문화다원주의를 약화시켰다는 지적이다. IS는 패색이 짙어지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대규모 국제 테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거의 대부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독일 크리스마스시장 트럭 테러, 올해 발생한 4월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총기 테러, 8월에 터진 스페인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 10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테러 등에 모두 자신들이 배후라고 주장한 것.

그러나 실제 IS가 배후인지 여부가 완벽하게 입증된 경우는 거의 없다. IS의 성명이 나올 때마다 각국 안보 당국은 관련성 검증에 나서지만 뚜렷한 결과물이 발표된 적은 없었다. 특히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의 경우에는 아예 테러조직과 관련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오히려 IS가 이런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면서 서구세력과의 대립각을 세워 중동 내 이슬람 원리주의, 극단주의자들에게 선전하는데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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