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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금리의 공습]현실화한 금리인상…대출이자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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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주담대 일제히 인상
3억원 대출시 이자 86만원 늘어
"내년 부동산 시장 최대 변수는 금리"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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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국내 주택시장의 주요 악재 중 하나로 꼽히던 금리 인상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시중 은행들이 일제히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한 경우 수십만 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18일 금융업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은 최근 전국은행연합회가 매월 발표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연동 주담대 금리를 최대 0.07%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COFIX와 연동한 주담대 금리(6개월 변동 금리)를 2.87~3.87%에서 2.92~3.92%로 0.05%포인트 올렸다.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도 같은 폭으로 금리를 높였고, KB국민은행은 3.04~4.24%에서 3.11~4.31%로 0.07%포인트 상승시켰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해 안에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강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경우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며 리스크 관리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담대 금리 상승은 당장 이자부담으로 직결된다. 실제 우리은행에서 3억원을 1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방식의 변동금리 연 3.87%로 대출을 받은 경우 예상 총 이자액은 6226만원이었다. 하지만 금리가 3.92%로 오르면서 총이자액은 6312만원으로 86만원 더 많아졌다. 금리가 이보다 더 오른다면 이자 부담액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번 금리 상승은 시장에서 이미 예상한 수준이라 주택시장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하지만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진행된다면 '금리 인상기'라는 방향성이 생기게 되기 때문에 주택 매수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상에 따른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내놓을 가계부채종합대책과 이후 추가 금리 인상 시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8ㆍ2 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가 급격히 줄며 관망세가 팽배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경우 매매거래량이 지난 7월 1만4924건에서 9월 4048건으로 72.9% 줄었다. 한국감정원의 매매가격지수는 8ㆍ2대책 발표 직후인 8월7일 기준 전주 대비 0.03% 하락한 뒤 내림세를 보이다 9월11일 기준 0.01% 오르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관건은 정부의 추가 대출 규제의 강도와 금리 인상 속도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장래소득까지 반영한 신총부채상환비율(新DTI)과 모든 대출에 대한 차주별 상환능력을 반영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자영업자ㆍ임대사업자 여신심사 강화, 서민 실수요자 중심의 정책모기지 개편 등을 포함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DTI가 도입될 경우 주담대 대출원금까지 대출원리금에 포함돼 다주택자들은 사실상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게 된다.

여기에 금리 인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관망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용 감정원 시장분석연구부장은 "정부의 양도세 중과세 방침에도 다주택자들이 버틸 수 있다고 본 주요한 근거는 아직까지는 금리가 낮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금리가 올라도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주택소유자는 영향이 적을 순 있겠지만 대출로 자금을 조달한 갭(gap) 투자자의 경우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8ㆍ2 대책 이후에도 재건축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는 강세를 보였지만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는 내년부터는 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내년부터는 금리가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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