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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Medicine] 잘 키운 신약이 효자…제약사들 `해외 승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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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대웅제약이 연간 450만병 규모의 `나보타` 제 2공장 구축으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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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이 신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고 있는 해외 진출 분야에서 잇달아 승전보를 올리고 있다. CJ헬스케어, 대웅제약, 보령제약 등 일찌감치 해외로 눈길을 돌려 잰걸음을 걷던 제약사들의 성과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약사의 해외 진출을 돕는 차원에서 정부가 현지 법인 설립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관련 사업의 확대도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CJ헬스케어는 지난달 말 일본의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 YL바이오로직스와 2세대 EPO 'CJ-40001'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PO는 만성신부전환자의 빈혈·고형암의 화학요법에 사용하는 빈혈 치료제(조혈제)다. CJ헬스케어는 주 3회 투약해야 하는 기존 1세대 EPO보다 투약 횟수를 주 1회 혹은 2주 1회로 줄인 2세대 EPO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해 왔다. 이 약의 오리지널 제품은 교와하코기린 '네스프'다. CJ헬스케어는 계약금과 함께 일본 내 개발 진행 단계에 따라 기술료 및 판매 로열티를 별도로 받게 된다. 또 이 계약을 통해 YLB와 모회사 요신도(Yoshindo)사는 CJ-40001의 임상시험·허가·생산·판매를 담당하고, CJ헬스케어는 허가 승인을 위한 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EPO 시장 규모는 8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2세대 EPO 시장은 약 3조원이다. CJ헬스케어 측은 "기술 수출로 6000억원 규모의 일본 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달 말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제2 생산공장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KGMP)' 인증을 획득했다. 나보타 제2공장은 경기도 화성 향남제약단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총 7284㎡ 규모로 건립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이다. 연간 생산규모는 450만병이고,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제조인증 기준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대웅제약은 이번 KGMP 인증으로 기존 1공장의 생산 규모를 합쳐 연간 총 500만병 규모의 나보타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대웅제약은 추후 필요에 따라 연간 900만병까지 생산시설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나보타 제2 생산공장의 KGMP 인증 획득은 그간의 생산 부족을 타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나보타의 수출 계약이 체결된 국가는 약 70곳이다. 대웅제약은 국내와 남미, 태국, 필리핀, 베트남에서 제품을 출시했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허가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나보타사업본부장은 "그동안 생산량이 충분하지 못해 시장의 수요에 맞는 공급이 어려웠다"며 "이번 2공장 증설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수출할 수 있는 규격과 품질에 맞춘 제품을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신약 '카나브'로 성공 신화를 쏘아올린 보령제약은 지난 11일 카나브 복합제인 듀카브·투베로 등 의약품을 동남아 13개국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보령제약은 지난 10일에 다국적 유통기업인 쥴릭파마의 유통자회사인 자노벡스와 라이선스비용 150만달러 및 완제품 5976만달러 규모의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계약으로 보령제약은 로열티 150만달러를 받고 듀카브·투베로에 대한 동남아 13개국 독점 판매권(라이선스)을 제공한다. 필리핀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총 13개국에 15년간 5976만달러 규모의 완제품을 공급한다.

판매지역은 1차 허가지역인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6개국이다. 2차 허가를 받게 되는 나라는 홍콩, 마카오, 미얀마, 캄보디아, 브루나이 외 2개국이다. 계약은 2년 단위로 자동갱신되고, 2년 연속 예상 판매목표의 80%를 달성하지 못하면 계약을 종결할 수도 있다.

이로써 보령제약은 2015년 쥴릭파마와 카나브 단일제를 동남아 13개국 라이선스 아웃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이뇨복합제 카나브플러스, 지난해 8월과 11월에 순차적으로 출시한 듀카브와 투베로까지 현재 출시된 모든 '카나브패밀리'를 동남아에 수출하게 됐다. 최태홍 보령제약 대표는 "현재까지 발매된 모든 카나브패밀리를 쥴릭파마와 함께함으로써 동남아 항고혈압제 넘버원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인 제약사들이 결실을 맺게 되는 데에는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초 약사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현지 법인 설립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등 관련 사업 확대에 나선 바 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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