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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일본 국민 여동생 하마베 미나미 "시간의 소중함 알게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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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영화예요. 병에 걸린 소녀가 나오지만, '죽음'이 아니라 '삶'에 대해 이야기하죠.(웃음)"

수줍게 미소짓는 그녀에게 모두가 무장해제됐다. 15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첫 상영된 일본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주인공 하마베 미나미(17·사진) 얘기다. 영화제 참석차 쓰키카와 쇼 감독과 부산에 온 하마베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며 웃음 지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25일 개봉)는 지난 7월 일본에서 먼저 개봉한 화제작이다. 9월 말까지 33억엔(약 332억원)의 극장 매출을 올려 실사 영화 흥행 2위를 차지했다. 하마베가 이 나라 '국민 여동생'이자 '국민 첫사랑'이 된 것은 물론이다. 한국에서도 영화제 개막전 순식간에 좌석이 매진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하마베가 연기한 사쿠라는 학급에서 인기 최고인 여학생. 하지만 췌장에 불치병이 생겨 여남은 수명은 1년 뿐이다. 영화는 "삶의 찬란함을 상징하는 존재"(쓰키카와 쇼 감독)인 그녀와 독서에 빠져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든 하루키(키타무라 타쿠미)와의 따뜻한 인연과 추억을 그린다. 사쿠라가 우연히 주운 한 권의 노트를 통해 서로 말 못할 비밀을 공유하게 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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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두고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소녀의 안감힘에 자주 마음이 기우는 영화다. 벚꽃(사쿠라)처럼 은은한 하마베의 미소가 고운 색감의 영상에 살포시 포개어 진다. 하마베는 "사쿠라는 미소가 멋진 소녀"라며 배시시 웃었다. "중병을 앓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미소를 잘 표현하려 했어요. 소년과의 관계를 이끌어 가려면 밝은 모습을 잘 유지해야 하니까요. 쉽지 않았던 부분이기도 해요."

배우를 키우는 컨 팔할이 영화라고 했다. 하마베의 내면도 이 영화로 더욱 살찌워졌을까. "사쿠라를 연기하기 전에는 한주가 참 빨리 흘렀어요. 예전엔 '벌써 봄이네, 벌써 겨울이네' 하며 시간의 소중함을 잘 몰랐죠. 이제는 아니예요. 계절의 변화가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져요. 철마다 피는 꽃들의 향기와 색감도 진심으로 아름답게 다가오고요."

슬픔을 강요하지 않는 건 이 영화의 미덕일 테다.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자는, 이토록 소박한 메시지에 설득되는 건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하마베는 "사쿠라와 하루키의 나날들을 가끔씩 떠올려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문장을 저는 참 좋아해요. 자꾸 되뇌이게 되거든요. 제 영화가 많은 분들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길 바라요.(웃음)"

[부산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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