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
유아사 마사아키 / 사진=라희찬 (STUDIO 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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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BIFF에선 두 편의 장편 신작,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이하 ‘밤은 짧아’)와 2017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대상 수상작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이하 ‘루의 노래’)를 상영한다. 두 편은 올해 안에 국내 극장에도 걸릴 예정이다. 처음 부산을 찾은 그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나왔던 답변도 녹였다.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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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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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내용에 가장 적합한 그림체를 고안한다”는 유아사 감독은 리얼한 묘사에 집착하지 않고, 인물의 내면과 감정을 극대화하는 그림을 추구한다. ‘밤은 짧아’에서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그의 머릿속에 들어가 수십개의 자아가 난상토론을 벌이는 모습으로 표현한 게 대표적이다.
“인물이 기억하지 못하는 배경이나 관심이 없는 사물은 그리지 않는 거죠. 반대로 인물이 좋아하는 것은 더 강조해서 그리는 거예요.”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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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색깔에 인물의 감정을 담아요. 루가 깊은 바다를 더 편안하게 느끼기 때문에 따뜻한 색을 썼다면, 물 밖에선 이상한 존재로 취급 받기에 어두운 색깔을 쓰는 거죠. ‘밤은 짧아’에서 밤을 오색빛깔로 표현한 건 소녀의 마음이 그만큼 즐겁기 때문이에요.”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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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춤은 발이죠(웃음). 어릴 적 ‘톰과 제리’(1940~)를 매일 봤는데 톰과 제리의 빠른 발놀림을 반영해 봤어요. 인물을 가만 두지 않고 계속 움직이게 하고 싶어요.”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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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특이한 아이’라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남들에게 이해받고 싶은 제 마음이 투영된 것 같아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느라 다른 사람을 나쁘게 이해하고 평가하는 경향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상대방을 편견없이 보는 건 어렵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루팡 3세:칼리오스트로의 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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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사 감독은 자신의 영원한 고전으로 3편을 꼽았다. 마츠모토 레이지 작가가 1977년 첫 연재를 시작해 TV 시리즈, 극장판 영화 등으로도 제작된 SF 걸작 만화 ‘은하철도 999’, 1973년 만화가 야마모토 스미카가 첫 연재한 이후 꾸준히 다른 장르로 각색된 테니스 만화 ‘에이스를 노려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장편 데뷔작 ‘루팡 3세 : 칼리오스트로의 성’(1979)이다.
부산에서 만난 유아사 마사아키 대표작 4
「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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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어떤 동아리에 가입하느냐가 대학 신입생의 삶을 결정짓기 마련. 11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TV 시리즈로, 교토의 대학생이 에피소드마다 다른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달라지는 운명을 그렸다. 지적이며 고풍스러운 단어를 쓰는 남자가 정작 여자 앞에선 숙맥이 되어버리는 ‘엇박자’가 이 시리즈의 재미.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이 원작이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대사 때문에 성우가 더빙하다 혀가 마비되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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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 더 애니메이션
」'핑퐁 더 애니메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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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기 만화가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 『핑퐁』을 TV 애니메이션으로 옮겼다. 고등학생 탁구 선수들의 경쟁과 꿈, 성장을 그린 명품 스포츠 만화. 자신의 탁구 실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다소 거만한 페코, 그리고 과묵하지만 실력 있는 스마일. 소꿉친구인 두 사람은 전국 대회를 치르며 좌절과 승리를 번갈아 맛본다. 유아사 마사아키의 자유로운 그림체가 운동선수들의 역동성을 배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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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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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이하 ‘다다미’)에 이어 모리미 도미히코의 또 다른 소설을 영화화했다. ‘다다미’ 제작팀이 6년 만에 다시 모여 만든 작품. ‘그 곳에 술이 있는 한’ 술을 마시겠다는 주당 ‘검은 머리 소녀(하나자와 카나)’와 그를 짝사랑하는 동아리 ‘선배(호시노 겐) ’가 하룻밤새 겪는 환상적인 여정을 그렸다. 선배는 소녀의 눈에 띄기 위해 최대한 눈앞에서 알짱거리지만 소녀는 동네를 휘젓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교토의 오색빛깔 찬란한 밤 풍경에 온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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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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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사 마사아키의 대담하고 호방하며 자유로운 그림체가 120% 위력을 발휘한 작품이다. 쇠락한 항구 마을, 삶이 그저 울적하기만 한 중학생 카이(시모다 쇼타)는 친구들과 근처 인어 섬에 갔다가 인어 루를 만나게 된다. 음악만 있다면 어디서든 노래하는 ‘흥부자’ 루를 만나면서 카이의 일상도 달라진다. 하지만 인어가 재앙을 불러온다고 믿는 마을 사람들과 부딪치게 된다. 인간의 이기심과 자연의 보복 그리고 화해까지 왜 유아사 마사아키가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로 불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
김효은 기자 사진=라희찬(STUDIO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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