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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남한산성’ 김훈 “김상헌 vs 최명길?…구태여 물어본다면 난 서날쇠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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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김훈 작가.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영화 남한산성의 원작인 소설 남한산성의 저자 김훈 작가가 “나는 소설가로서는 아무의 편도 아니지만 구태여 누구의 편이냐고 물어보면 서민 서날쇠의 편이었다”라고 밝혔다.

김훈 작가는 지난 16일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집필하실 때부터 김상헌 편이었느냐. 최명길 편이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작가는 서날쇠를 이념화된 애국심을 가지진 않았지만 아주 건강한 백성으로 평가했다. 건강하고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생각과 가장 애국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 “서날쇠는 생활인으로서의 애국의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런데 김상헌과 최명길의 애국심은 굉장히 이념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정치적으로 누구의 편이냐 하면 나는 누구의 편인지 안다. 나는 투항하러 나가는 임금님을 따라서 나갈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을 거다. 그렇지 않겠느냐. 대부분이 그랬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시백 장군에 대해선 “그는 그냥 군인이다. 그야말로 정치적인 감각이 전혀 없는 이순신 같은 군인이다”라며 “이순신은 아주 순결한 군인이고 어떤 당파색이 없는 사람이다. 양쪽으로부터 다 경계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첫 문장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 남한산성에서 그가 선택한 첫 문장은 ‘서울을 버려야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은 그럴듯하게 들렸다’이다.

김 작가는 이에 대해 정치적인 언어의 교묘함을 보여주려고 쓴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가 서울을 버려야만 돌아올 수 있다는 게 그럴싸하게 들리는 것”이라며 “그러면 전략적으로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서울을 방어할 군사적 능력이 없는 자들이 자기네들이 달아나는 것을 합리화하는 말이기도 하다. 정치적 언어의 교묘한 담론, 그 양면성을 보여주기 위해 쓴 거다”라고 설명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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