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는 검색엔진에서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진화했습니다. 이는 우연이 아닙니다. 온전히 전략적으로 의도한 것이지요."
'중국의 구글'로 꼽히는 인터넷 포털 기업 바이두의 장야친 총재(51)는 오는 17일 세계지식포럼 참석에 앞서 매일경제와 사전 이메일 인터뷰를 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가장 큰 힘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인공지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장 총재는 17일 장충아레나에서 열리는 세계지식포럼에서 '바이두는 왜 인공지능에 주목하는가'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 그는 12세에 중국과학기술대에 입학했으며, 23세에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수재다. 60개 이상의 미국 특허가 있으며 주요 저널에 500편 이상의 논문을 썼다. 다음은 장 총재와의 일문일답.
―바이두는 인터넷 포털이라기보다는 인공지능·자율주행·헬스케어 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왜 이 같은 드라마틱한 변화가 필요했나.
▷바이두의 핵심 비즈니스인 검색은 지난 20년 동안 인공지능을 비롯한 여러 혁신을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바이두 역시 검색 덕분에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딥러닝과 고성능 검퓨터 등에서 기술적 우위를 갖게 됐다. (고객이 검색을 통해 남긴) 막대한 데이터도 축적하게 됐다. 이는 바이두가 인공지능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동력이 됐다.
―바이두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술 기업이다. 그런데도 지난 2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파산이 30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각오로 일한다"고 했다. 왜인가.
▷기업의 장기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절박감을 직원들에게 불어넣기 위해서다. 하이테크 산업에서는 기술과 시장 트렌드가 급속히 바뀐다. 직원들이 '단순해져라' '신뢰를 얻어라'는 우리의 기업 가치에 헌신하지 않으면 바이두 역시 급속히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이를 항상 염두에 두자는 것이다.
―자율주행차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았는데.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한 가지 힘을 꼽으라고 한다면 인공지능이다. 자율주행차는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자율주행차 전략은 무엇인가.
▷개방성이다. 바이두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비법'을 독점할 생각이 없다. 우리가 지난 7월 론칭한 '아폴로 프로젝트'라는 자율주행 오픈 플랫폼을 활용하면 외부 파트너들도 자신만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 이미 세계 70곳 이상의 파트너들이 우리 플랫폼에 참여했다. 이들의 지원과 전문성을 (바이두의 역량과) 결합하면 자율주행차의 상업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사물인터넷(IoT)의 한 범주로 항상 자동차인터넷(Internet of Vehicles·IoV)을 강조한다. IoV는 무엇을 뜻하는가.
▷가까운 장래에 자동차들은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더욱 똑똑해질 것이다. 고객은 자동차가 마치 인간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동차와 교류할 것이다. 자동차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고 그 니즈(needs)를 충족시킬 것이다. 바이두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여러 기술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음성 인식·합성, 자연어 이해, 얼굴 인식, 증강현실(AR) 등이 그런 예다. 이 같은 기술을 지렛대 삼아 바이두는 자동차 고객들에게 음성 명령, AR 주행, 개인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얼굴 인식으로 본인 확인을 해서 결제하는 서비스, 운전자의 피로도를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바이두는 음성 인식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안다. 바이두 인공지능의 인식 정확도는 97%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인공지능은 대화의 맥락을 고려해 고객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은 인간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바이두는 언제쯤 그런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나.
▷바이두는 자연어 처리 분야 연구에 수년 동안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이를 검색엔진 기술에 적용해 성과도 내고 있다. 이 같은 자연어 처리 역량을 지렛대로 인공지능이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도 높여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대화에 기반한 인공지능 오픈 플랫폼인) '듀어OS 플랫폼(Duer OS platform)'을 올해 초 론칭해 파트너들에게 공개했다. 듀어OS를 활용하면 더 많은 기기들이 인간의 언어를 듣고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이미 엔비디아, 하이어, HTC, 비보, 하르만 등 100개 기업이 듀어OS를 이용하고 있다).
―기업들은 인공지능 등으로 미래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 개혁은 뒤처져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혁신기업가로서 세계 정부에 보내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
▷나는 전 세계 정부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포용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인공지능 연구와 교육, 인력 배치에 우호적인 환경을 창조해주길 소망한다. 이미 인공지능은 산업의 형태를 완전히 바꾸면서 새로운 경제를 창조하고 있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은 아직 초기 상태다. 풀어야 할 문제와 극복해야 할 도전이 많다.
―바이두의 미래에서 무엇이 최우선 목표인가.
▷바이두는 올해 5월 새로운 기업 미션을 발표했다. 기술을 통해 복잡한 세상을 더 단순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바이두가 갖고 있는 기술과 지식, 플랫폼을 사용해 더욱 단순하고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최우선 미래 목표다.
■ He is…
△1966년 출생 △1983년 중국과학기술대(USTC) 전기공학 학사 △1985년 USTC 전기공학 석사 △1989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전기공학 박사 △2000~2004년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아시아 매니징 디렉트 △2004~2006년 모바일&임베디드 프로덕츠 부사장 △2007~2012년 마이크로소프트 차이나 회장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R&D 회장 △2014년 9월부터 바이두 총재
[김인수 기자 / 조예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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