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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트럼프 30년 절친 "대통령 말폭탄에 충격…원래 그런 사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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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와 인터뷰…"트럼프는 이보다 나은 사람, 통치하는 법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절친' 토머스 배럭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0년 '절친'으로 유명한 억만장자 토머스 배럭(70)도 오랜 친구의 연이은 '말폭탄'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부동산 투자회사 '콜로니 캐피털'을 설립한 배럭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수사(레토릭)와 선동적인 트윗에 "기절할 만큼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고 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맨해튼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상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런 레토릭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이다"면서 무슬림 입국제한, 멕시코 국경 장벽 추진 등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정책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출마 선언 당시 멕시코인들을 성폭행범으로 몰아붙인 데 대해서도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가 그런 식으로 말한 것은 내게 충격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남미 포용 정책을 권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선거 구호를 '아메리카 대륙을 다시 위대하게'(Make the Americas Great Again)라고 바꾸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 기반에 충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그에게 '당신은 타고난 지지 기반이 없다. 당신의 기반은 세계와 미국이다. 그러니까 이 모든 유권자에게 당신이 누구인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며 "내 생각에 그는 이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랍계 미국인인 배럭으로서는 무슬림에게 국경의 문을 닫겠다는 공약에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무슬림 국가에 그들 스스로 테러레스트를 뿌리 뽑으라고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대신 해명했다.

조부가 시리아 자흘레(현 레바논 영토) 출신인 배럭은 종종 조부의 고향을 찾아 시리아 난민 정착촌을 둘러본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슬람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다. 젊은 무슬림이 취업하지 못하면 그들은 테러리즘에 빠져들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전하는 이유로는 "주변에 너무 많은 '예스맨'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듣는 데 아주 능숙한 사람"이라고 두둔하면서 자신에 대한 공격을 참지 못한다는 세간의 평가를 반박했다.

트럼프와 자신이 대통령직에 대해 처음 이야기를 나눈 것은 198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대화가 진지해진 것은 1999년부터라고 전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에게 '사람들은 이슈와 테마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후보자의 마음과 성격을 본다. 그런 점에서 당신은 훌륭하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서는 "미국인들이 트럼프의 변화를 목격하기 시작했다"며 "그는 통치하는 법과 민주당과 협상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사업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 배럭은 이혼과 자녀, 부친의 장례식 등 개인적인 일과 관련해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친구가 됐다고 한다.

폴 매너포트를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으로 추천하고, 선거 초반 거액을 모금했으며, 당선 후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장관을 원하는가. 무엇을 하고 싶나"라고 물으며 그를 공직에 기용하려고 했지만, 외곽 조언자로 남는 길을 선택했다.

WP는 배럭을 가리켜 "그보다 더 트럼프와 가까운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도 거론된다고 소개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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