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LDL-콜레스테롤 줄이는
스타틴 제제가 심혈관질환 예방
고혈압 환자, 흡연자에게도 효과
김병극 교수의 건강 비타민
의사는 “고혈압 약과 함께 고지혈증 약도 복용하는 게 좋겠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김씨는 “총 콜레스테롤이 정상보다 약간 높을 뿐인데 약부터 먹는 게 성급하지 않느냐”며 의사 말을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고용량 스타틴, 부작용보다 장점이 월등
과거엔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기준으로 약을 처방한 적이 있다. 환자의 위험요인과 무관하게 정상 수치에서 벗어난 경우에만 약물 처방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콜레스테롤을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요새는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위험요인이 있으면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에 들더라도 약을 복용해야 한다. 과거 기준으로 보면 김씨는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콜레스테롤 치료제 |
국제학술지 ‘랜싯’에 LDL-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다룬 26개 연구(참가 환자 17만 명)를 분석한 논문(2010년)이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도 LDL-콜레스테롤 감소가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줄이는 것이 확인됐다. 세계적인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된 논문(2005년)을 보자. 연구자는 협심증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스타틴계 약물을 저용량(10㎎)과 고용량(80㎎) 처방한 뒤 비교했다. 그 결과 6년 뒤 고용량(80㎎) 그룹에서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20%, 뇌졸중 발생 위험이 25% 낮았다.
스타틴(특히 고용량 스타틴)은 LDL-콜레스테롤뿐 아니라 염증 수치를 낮춘다. ‘랜싯’에 발표된 논문(2009년)에 따르면 LDL-콜레스테롤 70㎎/dL 이하, 염증 물질(C-reactive 단백질) 수치 2㎎/L 이하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한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이 65% 감소했다. 둘 중 하나만 달성한 경우에는 33%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 같은 연구들을 바탕으로 유럽심장학회는 스타틴 사용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심혈관·뇌혈관 질환 진단을 받았거나 ▶과거 혈관 질환 진단을 받았거나 치료한 적이 있거나 ▶경동맥 초음파검사에서 동맥경화증이 확인됐거나 ▶합병증이 있는 당뇨병 환자이거나 ▶중증 신장 기능 저하자일 경우 최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이들은 스타틴을 사용해 LDL-콜레스테롤을 70㎎/dL 이하로 낮추라고 권고했다.
또 ▶현저한 혈관 합병증이 없는 흡연자 ▶고혈압·당뇨병 환자 ▶중등도 콩팥 기능 저하자는 고위험군으로 보고 LDL-콜레스테롤을 100㎎/dL 이하로 낮추라고 권고한다. 위 사례자 김씨가 여기에 해당된다.
체중 조절과 약물치료 함께 하는 게 좋아
미국심장학회는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 환자 ▶LDL-콜레스테롤이 190mg/dL 이상인 환자 ▶심혈관 질환이 없으며 LDL-콜레스테롤 70~189㎎/dL인 40~75세의 당뇨병 환자는 고용량 스타틴 치료를 바로 시작하라고 권고한다. 어디까지 낮추라는 기준이 없다.
물론 스타틴의 부작용도 있다. 고용량 스타틴은 당뇨병 발병 위험을 9%가량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보고됐다. 하지만 스타틴의 이점(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 감소)이 훨씬 크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스타틴 제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 심혈관계 질환 진단을 받았거나 고령·고혈압·당뇨병·복부비만·흡연·만성콩팥병 등의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은 복용해야 한다.
식습관 개선이나 체중 감량도 중요하다. 식이섬유·잡곡류·해조류·견과류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적당한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면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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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극 교수
연세대 의대 졸업, 연세대 의대 교수, 대한심장학회 학술·연구위원, 대한심혈관중재학회 학술위원
」김병극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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