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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철희 "군 사이버사 댓글공작, MB가 직접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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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실이 공개한 사이버사령부 관련 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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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 당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담긴 사이버사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을 넘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가 사이버사 활동에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정황이 확인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은 25일 '사이버사령부 관련 BH(청와대) 협조 회의 결과'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군 사이버사가 2012년 3월 10일 작성한 것으로 돼 있는 이 문건의 ‘개요’에는 “BH 대외전략기획관 요청으로 실시한 사이버사령부 전력 증강 및 작전임무 관련 회의 결과 보고임”이라고 적혀 있고, 문서 맨 위에는 “특별취급(대외 보안)”이라고 돼 있다.

문건의 ‘주요 내용’에는 군무원 정원을 늘리는 일과 관련해 “군무원 순수 증편은 기재부 검토사항이 아니라 대통령 지시”라거나 “대통령께서 두 차례 지시하신 사항”이라고 명시 돼 있다. 실제 군 사이버사는 한해 7~8명을 선발해오던 것과 달리 2012년 10배 가까이 늘어난 군무원 79명을 채용했고 이 중 47명을 530 심리전단에 집중 배치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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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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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전 장관은 이때 채용된 군무원들이 5주간 합숙 교육을 받았던 기무학교를 방문해 직접 정신교육 특강에 나서기도 했다. 이철희 의원은 “기무학교 설립 이후 장관이 강연한 것은 유일무이한 일로, 김관진 장관은 18대 대선 한달 후인 2013년 1월에도 530 심리전단을 따로 방문하는 등 각별한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군 사이버사 본연의 임무를 넘어서는 업무를 지시한 정황도 담겨 있다. 문건에는 “BH는 주요 이슈에 대한 집중 대응 요구”라고 적혀 있고 ‘주요 이슈’로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탈북자 인권 유린 등이라고 적어놨다. 대북 사이버전을 임무로 하는 사이버사에 국내 사회 이슈에 대한 대응 등 사실상 대남 심리전을 지시한 것이다.

또 문건의 향후 추진 목록에는 '총력 대응작전 체제 전환'(3.12)이라고 돼 있어, 당시 4월11일 19대 총선을 한달 앞두고 사이버사령부가 선거 개입 여론전에 깊게 관여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철희 의원실은 설명했다.

이철희 의원은 “청와대가 컨트롤 타워로서 범정부 차원의 정치 선거 개입을 주도했을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초가 되는 문건이다”며 “명백한 증거자료들이 밝혀진 만큼 김관진 전 장관을 비롯한 고위관계자들에 대한 재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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