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각 국 정부, 자금조달, 멘토링, 벤처단지 육성 박차
해외 대기업도 벤체 생태계 참여해 선순환 구조 형성
엑시트, IPO보단 M&A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제2의 페이스북’을 키워내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벤처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신사업을 성장시켜 장기적인 경기 침체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세계 최대의 벤처 시장을 가진 미국은 지난 2011년부터 SAI(Startup America Initiative)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임팩트 투자와 초기시드 투자를 위해 각각 10억 달러를 출연했고 자본소득세를 감면하는 정책도 병행해 벤처기업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조건을 완화한 JOBS(Jump Start Our Business Startup Act)법도 시행 중이다. 또 미 중소기업청과 에너지부는 상호 협업 아래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신규 창업자가 기존 기업가와 손잡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워싱턴의 행정가들이 벤처 캐피탈(VC)리스트, 기업가들과 함께 토론하는‘DC-to-VC’ 프로그램을 확대해 벤처 업계의 고충을 정책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유럽 주요 국가들도 제2의 실리콘밸리를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유럽 벤처시장을 이끌고 있는 영국은 2010년부터 ‘테크시티’라는 클러스터를 런던에 조성했다. 입주 기업 중 성장가능성이 증명된 대표적인 50개 스타트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Future Fifty’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선정된 기업은 △낮은 법인세율 적용 △신기술 연구지원 △공장건설비용 관련 세금면제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에 스타트업 육성 지구 ‘스테이션 F’를 개관했다. 심사에 통과된 기업은 월 195유로(25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입주할 수 있다. 인근에는 창업가들이 묵을 수 있는 거주공간도 설립 중이다.
벤처업계와 연계하는 대기업 움직임에 주목할 만하다. 실제 아시아 최대 벤처시장을 형성한 중국은 성공한 벤처기업이 다시 벤처업계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텐센트는 ‘텐센트 인큐베이팅 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센터는 창업 교육 프로그램과 멘토링을 제공하고 시드 레벨의 초기 펀딩에도 참여해 자금 조달도 돕는다. 프로그램을 졸업하는 스타트업들을 언론에 소개하는 일 또한 도맡는다. 알리바바 또한 청년 창업자들을 위해 공장부지도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지난해 자회사인 ‘알리윈’을 통해 1조 8000억원 규모의 창업자금 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벤처 강국으로의 굴기를 꿈꾸는 일본에서도 대기업이 벤처기업과의 만남을 정례화하여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토마츠 벤처 서포트와 노무라증권이 주최하는 모닝 피치(Morning Pitch)가 대표적이다. 모닝 피치는 매주 스타트업 업체 5~6곳을 초청해 대기업 관계자 및 투자자와 교류하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2015년까지 모닝피치를 통해 맺은 사업 제휴만 50여건에 달한다.
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자금회수(엑시트)다. 벤처 기업은 기업공개(IPO)나 M&A를 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거나 대기업에 편입돼 시장에 안착하고 투자자들은 투자한 자금을 회수해 다른 벤처 업계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려면 엑시트 수단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대세로 자리잡은 엑시트 방법은 바로 M&A다. 미국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VC가 선택한 엑시트 방법 중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60.2%에서 지난해 93.7%로 크게 늘었다. 유럽 시장도 지난 5년 간 엑시트 방법 중 M&A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80%를 넘었다.
이처럼 M&A를 통한 엑시트가 대세가 된 이유는 다른 엑시트 방법에 비해 회수가 빠르고 벤처 기업의 성장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 벤처 업계 관계자는 “벤처 기업이 상장하려면 평균 10년이란 긴 시간이 걸리며 상장을 하더라도 업계에 자리 잡고 있는 다른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IPO보다 M&A가 주된 엑시트 방법으로 자리 잡은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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