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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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권에서 ‘망언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또다시 해괴한 망발을 쏟아냈다. 북한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난민이 몰려올 것을 대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난민 사살”을 운운한 것이다.
아소 부총리는 23일 우쓰노미야(宇都宮)시에서 강연을 통해 북한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일본에 10만명 단위로 난민이 몰려올 것이라면서 “대응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이 정치의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 차례 한반도위기론을 조장하는 발언을 해왔지만, 이번엔 구체적으로 난민 발생지역을 언급하고 대응방식의 예를 드는 등 극단적 상황을 스스럼없이 입에 올렸다.
아소 부총리는 “북한에 비상사태가 생기면 난민이 배에 타서 니가타(新潟), 야마가타(山形), 아오모리(靑森) 쪽으로 틀림없이 표류해 올 것”이라며 난민들이 무장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뒤 “경찰이 대응해 불법입국으로 체포할지, 자위대가 방위 출동해 사살할지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현재 북한이 일본에 핵 공격 위협을 일삼고 있다고 해도 민간인 난민발생과 관련한 상식을 벗어난 발언인 데다 한국민의 정서도 고려하지 않은 망언이다
일본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외교관 출신인 조사이(城西)국제대학원 강사 마고사키 우케루(孫崎亨)는 “아소 부총리가 미친 것 같다. 상궤에서 벗어났다. 세계 어디에 난민을 사살하는 나라가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정말로 나치 숭배자”라고 비난했다. 칼럼니스트인 오다지마 다카시(小田嶋隆)는 “지금까지 몇 번의 말실수와는 수준이 다르다. 경솔하다든가, 그런 문제가 아니다. 구제불능이다”라고 혀를 찼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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