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리얼스토리 눈' 폭언 영상 캡처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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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파일에 따르면 A씨는 “네 대가리 나쁘다고 내가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 있어”, “네가 값어치를 설명해 이 XX야, 대답 안 할 거면 XXX” 등 폭언과 "그렇게 하면 사정이 되냐? 왜 느낌을 못 살려", "마스터베이션(자위) 너 혼자 해" 등과 같은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까지 했다. 이외에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폭언은 상습적이었다. 아무리 외주라도, 함께 일하는 이에게 이렇게까지 이야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더 황당한 건 MBC 측의 반응이다. 녹취 파일이 공개된 후 언론개혁시민연대, PD연합회, MBC PD협회 등 관련 단체에서 성명서를 내며 심각성을 토로하는데, 정작 MBC는 평온하다. 3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MBC는 묵묵부답이다. 계속해서 입장을 요구하자 “여러 제작사와 제작진의 의견을 수렴해서 좋은 방향으로 개선을 도모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조치는 검토 및 협의 중이고 조만간 실행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과잉 취재 논란이 일었던 리얼스토리 눈 '송선미 남편 살인사건' 편. [사진 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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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계약 관계에 따라 일을 한다지만, 방송사에 찍히는 순간 좁은 바닥에서 말이 돌아 일이 끊기는 외주 제작사 입장에서는 웬만한 갑질은 참아 넘길 수밖에 없다. 복수의 증언 등을 통해 교차 확인이 되지 않아 기사에 쓰지는 못했지만 더 폭력적인 발언은 물론, 폭언 이외에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갑질까지 있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MBC가 ‘리얼스토리 눈’을 폐지하는 수준으로 이번 일을 넘기려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확정된 바가 없다”고 답이 온 걸 보면, 논의 자체는 실제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리얼스토리 눈’이 지금과 같이 개인의 사생활을 담보로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면, 당연히 폐지가 답이다.
하지만 책임자 징계나 공식 사과 없이 프로그램만 없애는 건 진정한 반성이 아니다. 이는 오히려 ‘리얼스토리 눈’을 맡아 제작해왔던 7~8개 제작사의 일감을 없애는 일종의 보복 행위다. 본사 담당자는 또 다른 위치에서 하던 일을 하면 그 뿐이다. 진정으로 잘못을 통감한다면 프로그램 폐지보다는 사과와 책임자 징계, 재발 방지대책이 먼저여야 한다. 공영방송 MBC가 자정능력을 상실하지 않았다는 걸, MBC 스스로 증명해보일 때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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