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文 대통령이 ‘행운의 단어’ 꺼내자 반색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에 관해 긴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양 정상은 ‘개탄스럽다(deplorable)’는 단어를 두고 농담을 주고받는 등 두 번째 회담만에 한층 더 친밀해진 관계를 보여줬다.
제72차 유엔 총회를 계기로 다시 만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당면한 현안인 북핵 대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외에도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따른 현재 상황에 대해 묻자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를 설명하며 “미국이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요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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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에 관해 긴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제공=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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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때 중국을 방문해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만큼, 이때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 중지 관련 언급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다 ‘개탄스럽다’는 단어를 두고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아주 단호하게 대응을 잘해주셨다”며 북한의 도발이 “대단히 개탄스럽고 우리를 격분시켰다”고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히 감사하다. 문 대통령께서 ‘deplorable’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신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반겼다. 이어 “내가 그 단어를 써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그 단어는 나와 수많은 사람들(지지자들)에게 ‘행운의 단어’였다”고 말해 미국 측 배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deplorable’이라는 단어의 덕을 톡톡히 봤다. 경쟁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가리켜 ‘개탄스러운 집단(basket of deplorable)’이라고 비하했다가 역풍이 불어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북 대응을 높이 사며 문 대통령이 자신의 ‘행운의 단어’를 꺼내자 반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 일각에서 지나치게 호전적이라고 비판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단히 강력한 연설을 해줬는데 그런 강력함이 북한을 반드시 변화시킬 거라고 확신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리용호 북한 외무성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에 대해 “개 짖는 소리로 우리(북한)를 놀라게 하려고 생각한다면 개꿈”이라고 맹렬히 비난한 바 있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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