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나의 행복’이 중요… 자신이 욜로족이라 생각하는 이는 30%에 불과
여행 편집숍∙여행경비 지원 등 패션업계, 여행 마케팅으로 활로 찾아
JTBC ‘효리네 민박’은 제주 민박집의 잔잔한 일상을 그린 예능으로 동시간대 종편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사진=JT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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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모 씨(34세)는 추석 연휴를 맞아 9일간의 제주여행을 계획했다. ‘효리네 민박’, ‘신혼일기’ 등 제주의 여유로운 풍광을 다룬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제주행을 결정한 것. 그 기간 렌터카 사용료가 90만 원이라는 말에 차도 빌리지 않았다. “복잡한 유명 관광지를 돌기보다는 작은 마을에 숙소를 잡고 ‘제주살이’를 하며 휴식을 만끽할 예정이에요.”
일상을 벗어난 휴식, 힐링 여행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한동안 먹방이 장악했던 TV 예능 프로그램에 ‘윤식당’, ‘뭉쳐야 뜬다’, ‘알쓸신잡’, ‘효리네 민박’ 등 국내외 여행을 콘텐츠로 한 방송이 인기를 끄는 것만 봐도 여행이 대세임은 분명하다.
◆ 2030세대, 현재를 즐기는 ‘욜로 라이프’ 확산… 여행 소비 급증
18일 한국관광공사의 관광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해외여행객 수는 1262만762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 한해 해외 여행객 인구는 2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말을 활용해 동남아시아 등으로 근거리 여행을 가거나 휴가철 장거리 실속여행을 즐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해외여행 관련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인터파크의 투어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2011년 전체 매출의 5.6%에 불과했지만, 2015년 20%를 넘어섰다. 올 상반기에도 투어부문 매출액은 전체의 21.5%를 차지했다. 투어 사업이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티몬의 경우 최근 투업 사업부문을 분할해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여행 소비가 급증한 것은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문화가 퍼진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욜로족의 주 소비 품목 평가/표=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욜로족’에 해당하는 세대로는 20대 여성(71.3%)과 30대 여성(66%), 20대 남성(61.2%)과 30대 남성(61.8%)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욜로족이 소비를 많이 할 것 같은 분야로는 해외여행(73.2%, 중복응답)이 압도적이었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해외여행(20대 77.2%, 30대 77.2%, 40대 71.2%, 50대 67.2%)을 욜로족을 상징하는 소비 품목으로 바라봤다. 다음으로는 취미생활(42.1%)과 패션 제품(40.8%), 음식 및 먹을거리(40.1%)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평가됐다.
‘욜로’라는 용어가 상업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분야로도 해외여행(61.2%, 중복응답)이 꼽혔다. 그 밖에 패션(31.4%), 외모관리(30.9%), 국내여행(28%), 취미생활(28%), 음식/먹을거리(24.3%) 등에 마케팅이 집중되는 것으로 보였다.
◆ 10명 중 7명은 ‘나의 행복’이 중요… 해외여행, 취미생활 등에 관심 많아
욜로 라이프는 사람들이 지향하는 삶의 태도와 연관이 있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요즘 무엇보다도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은 ‘개인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20대 78%, 30대 72.4%, 40대 66.8%, 50대 70%)가 보다 강했다. 또 많은 이들이 ‘현재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야 후회가 없다’(75.8%)고 생각했고, ‘잘 사는 것보다는 즐겁게 살고 싶다’(72.2%)는 바람을 내비쳤다.
욜로 라이프에 대한 인식 평가/표=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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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욜로 라이프를 향한 뜨거운 관심에 반해, 자신이 욜로족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적었다. 전체 응답자의 31.9%만이 자신이 욜로족에 가깝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여성(남성 29%, 여성 34.8%)과 20~30대(20대 44.8%, 30대 36%, 40대 23.2%, 50대 23.6%), 미혼자(41.9%)가 현재의 행복을 즐기며 사는 경우가 많았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욜로 라이프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도 29.2%에 불과했다.
◆ 패션유통업계, 욜로족 겨냥해 여행 마케팅 활발
이처럼 여행에 투자하는 욜로족이 증가하면서 패션유통업계도 여행 관련 상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쌤소나이트는 지난 15일 롯데백화점과 합작해 여행 전문 매장 ‘라이프 이즈 저니(Life’s@Journey)’를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에 150평 규모로 오픈한 이 매장은 여행용 가방과 의류, IT 소품, 여행용 키트, 여행사 등 3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여행과 관련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쌤소나이트가 롯데백화점과 함께 선보인 여행 컨셉 편집숍 ‘라이프 이즈 저니’/사진=쌤소나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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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석 쌤소나이트코리아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되는 쇼핑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특정 상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는 새로운 개념의 매장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무역은 지난달 ‘여행’을 주제로 한 온라인 브랜드 타키를 공식 론칭했으며, 핸드백 브랜드 루이까또즈를 전개하는 태진인터내날은 지난 3월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LX인베스트먼트 통해 여행 가방 편집숍 트래블메이트를 인수했다.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는 체험 마케팅도 여행 경험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빈폴 아웃도어는 오는 30일까지 하나투어와 함께 구매고객에게 여행상품권을 추첨해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디스커버리는 ‘I AM A DISCOVERER’ 원정대를 선발해 최대 1000만 원 상당의 여행 경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은영 기자(key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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