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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메르켈 총리 "디젤 엔진에서 전기차로"... 독일 자동차 쇄신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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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 자동차 산업에 등돌린 여론 의식해 ‘자동차 산업 쇄신’ 압박
독일 정부, 2020년까지 100만대의 전기 자동차를 상용화할 것

디젤 파동으로 큰 홍역을 치른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자국에서 한물 간 노인네 취급을 받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네 번째 임기를 앞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독일 자동차 산업을 ‘개혁 대상’으로 지목했다고 20일(한국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독일 경제의 핵심 주력산업으로 독일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자동차 산업에서의 쇄신이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디젤 조작 파동으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은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의 대표 브랜드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의 개발로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비즈

독일 자동차 업의 쇄신을 요구하는 독일의 메르켈 총리 /사진=CNN머니 홈페이지



CNN머니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최근 찾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동차업계가 신뢰를 회복하여 자동차 회사는 물론 독일 산업 전체의 이익을 위해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런 발언은 과거 자동차 산업에 있어 확실한 도우미였던 정부까지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 설문조사 결과에 독일인 57%가 자동차 산업에 대한 신뢰가 없다고 응답했으며, 3분의 2는 정치계와 자동차 업계가 지나치게 친밀하다고 답했다.

디젤 파동과 여론의 악화로 독일 내 디젤차 판매량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실제 미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 브랜드 차량이 시장을 점유하며 독일차를 앞서고 있다. 독일의 일부 주요 도시에서는 디젤 자동차를 완전히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될 조짐이다. BMW의 안방인 뮌헨에서는 디젤 자동차 금지 법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벤츠의 안방인 슈투트가르트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디젤엔진 등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의 강점을 지닌 독일차 브랜드가 더욱 고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하이브리차 등의 경쟁에서 독일차 브랜드는 일본, 한국, 미국 등에 한 발 밀려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의 자동차 혁신 압박은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이 프랑스나 영국, 인도처럼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80만 명이 넘는 자동차 산업의 노동자들의 생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주목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독일 정부가 정치에 막대한 영향을 행사하는 자동차 산업에 완전히 등을 돌리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버코어’의 글로벌 자동차 연구 책임자인 엘링호스는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동차업계를 위해 활발한 로비를 벌이고 있을 것"이라 말했다.

독일 정부는 디젤에 대한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디젤 차량의 인기는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왔다. 독일차 제조업체들은 연료 효율이 좋은 디젤 엔진 개발에 주력해왔고 기술적인 비교우위를 점했다. 연료비를 절약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독일에서 디젤 차량은 최근 9년 간 1,500만 대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독일 정부의 신재생에너지를 기치로 한 ‘자동차 쇄신’ 압박정책의 영향으로 독일차 회사들은 하이브리드 및 전기 자동차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기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 회사인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300대 이상의 모델에 장착할 수 있는 배터리 셀 개발에 약 600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2020년까지 100만 대의 전기자동차를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충전소를 포함한 전기차 인프라에 확장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메르켈 총리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 할 경우 이러한 정책들이 힘있게 추진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독일 자동차 브랜드는 2016년에만 440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수출하는 등 앞선 기술과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량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엘링호스트는 “독일은 뛰어난 자동차 기술 노하우를 디젤에서 전기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천현빈 인턴기자;조선비즈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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