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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파리 남쪽에서는 와인, 북쪽이라면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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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역사학자 정기문의 식사

정기문 지음|책과함께|336쪽|1만4800원

유럽은 고기와 빵을 먹는다는 점에서는 한 음식 문화권이지만, 둘로 구분하면 파리 이남과 이북으로 나뉜다. 파리 이남의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지중해 문화권에서는 올리브를 식재료로 쓰고 포도주를 마신다. 반면 파리 이북의 영국, 네덜란드, 독일, 폴란드 등에서는 버터를 바르고 맥주를 마신다. 일찍부터 식문화가 발달한 지중해 문화권에서는 파리 이북 사람들이 마시는 맥주를 경멸조로 "말 오줌같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군산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가 고기와 빵, 포도주와 치즈 등 음식 문화를 주제로 서양사를 살핀 책. 예컨대 식수(食水)는 도시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물을 쉽게 팔 수 있었던 동양에서는 산성(山城)이 발달한 반면, 샘을 찾기 힘들었던 서양에서는 강물을 끼고 도시를 건설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명쾌한 비교 대조를 통해 서양사를 요령 있게 정리해 교양서로 손색이 없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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