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증시가 2400선을 탈환한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동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하반기에 코스피가 전 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코스피 지수는 21일 전날대비 5.70포인트(0.24%) 하락한 2406.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장 마감 직전 순매도 규모를 줄이면서 2억원 순매도로 장을 끝냈다. 기관은 2008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801억원을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18일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221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한달 반에 걸친 조정장이 끝나고 하반기 상승장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는 7월24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종가기준)을 경신한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그러나 지난 18일부터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내다팔며 총 332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도 194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416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투자자별 1개월 평균 거래대금(매도량과 매수량의 평균) 추이를 살펴보면 조정장이 시작된 이후 개인들의 증시 참여가 확연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거래일간 개인의 월평균 거래대금은 2조4975억원으로 전달대비 12.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의 월평균 거래대금은 전달대비 각각 3.96%, 1.26% 늘어났다.
사실 지난 6월 이후 코스피의 유동성 여건은 지속적으로 악화돼왔다. 8개월 연속 지속된 상승세에 대한 피로감과 북한 리스크 본격화,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 글로벌 중앙은행 긴축에 대한 우려가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였다.
9월 들어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2942억원으로 전달대비 7.2% 증가하면서 소폭 진정된 상태다. 그러나 이는 개인투자자 중심의 거래대금 개선으로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수석연구원은 "개인투자자는 지수 상승에 후행해 거래를 늘리고 회전율이 높으며 단기 투자 성향을 보인다"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상반기 상승추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주식형 자금유입 규모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전 고점 경신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9298억원 수준으로, 8월 조정장의 절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올 초부터 신흥국의 증시 랠리가 이어지면서 밸류에이션 수준이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 저평가 매력도 줄었다는 평가다.
정 연구원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는 위축됐던 신흥국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는 요인이지만 외국인 자금 유입세가 재개되더라도 코스피가 연초와 같은 상승 탄력을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MSCI 코리아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8.8배로 다른 지역 증시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이기는 하지만 밸류에이션이 낮은 것과 투자매력도가 높은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근 증시 반등 구간에서 큰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업종들이 하반기 이익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거나 경기성장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이었던 만큼 싼 주식보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주식의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코스피가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7월24일 이후 IT(정보기술)와 건강관리, 에너지, 소재 업종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전달대비 올 하반기와 내년 지배주주순이익 전망치가 모두 늘어난 업종은 반도체와 IT가전,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보험, 상사자본재, 비철목재, 화학, 에너지, 통신서비스 등이다.
하세린 기자 iwrit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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