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운용부문을 해체한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코리아 펀드를 국내에서 그대로 운용하기로 했다. 다만 국내 주식을 직접 운용하던 기존 전략을 바꿔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형태로 펀드를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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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최근 판매사들에게 코리아 펀드를 앞으로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ETF만 편입,운용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앞서 피델리티자산운용은 단일 국가, 테마 펀드보다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판단해 본사에서 관리하는 글로벌 재간접펀드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국내 펀드매니저들을 아시아 본사인 홍콩으로 배치해 한국에는 국내 운용부문이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코리아 펀드를 다른 자산운용사로 이관하거나 홍콩에 운용을 맡기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국내서 펀드 운용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기존 펀드매니저들이 한국에 없어 적극적 운용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ETF 편입 방식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 펀드는 2005년 출시돼 김태우 현 KTB자산운용 대표가 10년 가까이 운용했고 2014년부터는 김미영 상무가 운용을 맡았다. 하지만 김 상무 역시 조만간 홍콩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며 최근 블랙록에서 옮겨온 김세희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이 펀드를 담당하게 됐다.
7월 기준 김 상무가 담은 포트폴리오에는 정보기술(36%)의 비중이 높았고 경기연동소비재(21%), 경기비연동소비재(12%), 금융(10%), 산업재(8%)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0일 기준 이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6.99%로 양호하지만 3년은 13.17%, 5년은 13.6%로 장기 수익률이 정체된 상황이다. 한때 2000억원을 넘었던 설정액도 300억원으로 위축되는 등 자금 유출도 이어지고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판매사에 보낸 안내문에서 한국 시장에 상장된 ETF 가운데 규모, 유동성, 트래킹에러 등 정량적 기준으로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이 가운데 성과가 좋은 ETF를 선별해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또 펀드 운용보수가 기존의 연 0.80%에서 0.35%로 낮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ETF를 편입하는 액티브 펀드들이 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실제로 펀드를 운용하는게 아니라 관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펀드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계 운용사의 한국 철수설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가운데 전날 JP모간자산운용이 국내 공모 펀드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 JP모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들은 다른 자산운용사로 이관할 계획이다.
한은정 기자 roseha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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