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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퓨처앤잡] 오바마 인공지능 보고서가 주목한 47% 논문, 기술 자동화 연구 대가 칼 프레이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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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미국 직업 47%는 기계가 대체' 논문

인공지능 기술 발달할수록 반복 인용되며 화제

빅포럼 참석차 방한... 기조연설 뒤 본지 인터뷰

"트럼프 당선은 자동화로 좌절한 사람들의 반격"

로봇세 논쟁에는 "기술 발전 저해 가능성" 반대

코딩 교육 확산엔 "기술 더 발달하면 무의미"

칼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미래 고용을 전망할 때 먼저 언급되는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같은 대학의 마이클 오스본 교수와 발표한 논문 『고용의 미래』(2003)에서 “20년 안에 미국의 706개 일자리 중 47%가 자동화로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해 충격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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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프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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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시간이 갈수록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13년만 해도 그리 두드러지지 않던 인공지능 기술이 최근 급속히 발전해 자동화의 공포가 눈앞에 닥쳐서다. 지난 연말 발표된 오바마 행정부의 ‘인공지능, 자동화 그리고 경제(Artificial Intelligence, Automation, and the Economy)’ 보고서는 이 연구를 비중 있게 소개하며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 프레이 교수는 “말이 더는 운송이나 농업에 활용되지 않는 것처럼, 미래에 기술로 인해 인간이 필요 없게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면서도 “말은 투표할 수 없지만, 인간은 할 수 있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미래는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가 20일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한 미래 비전 포럼 ‘빅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일자리 자동화에 대한 우려가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과장된 면이 있다고 보나.

“요즘만 그런 건 아니다. 1930년과 1950년대 후반에도 ‘기술이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논쟁이 있었다. 매번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실업률이 치솟은 시기라는 게 공통점이다. 실제로 당시에 많은 이들이 자동화로 직장을 잃었고, 이로 인해 소득 양극화 현상이 일어났다. 최근의 상황은 그때보다 더 심각하다. 지금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훨씬 더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데다, 대체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일각에선 없어지는 일자리만큼이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거란 주장도 나오는데.

“중요한 건 미래는 우리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는 거다. 그래서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당선됐나. 그에게 표를 몰아준 선거구는 대개 (쇠락한 산업 지대인 ‘러스트 벨트’ 같이) 자동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지역이다. 이들은 현상 유지를 바라기 때문에 트럼프를 뽑았다. 이렇듯 미래는 인간의 정치적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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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프레이 옥스퍼드대 교수 [사진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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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논문을 발표할 땐 이 정도로 주목받을 거라 예상했나.

“옥스포드의 공학 연구자들과 긴밀히 협력한 덕에 1년 만에 연구를 끝냈고, 그 덕에 시의성 있는 결과가 나왔다. 얼마나 광범위한 직업이 자동화 위협에 처했는지를 보고 나조차 깜짝 놀랐다.”

-당신은 자동화 가능성을 계산하며 창의적인 활동은 기계가 수행하지 못한다고 전제했는데, 일부 인공지능 학자들은 “방식이 다를 뿐이지 기계도 작곡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창의성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문제다. 아무 거나 새로운 걸 끄집어낸다고 그걸 창의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지금 종이 위에 뭔가를 끄적거려 내민다고 사람들이 ‘창의적’이라고 인정할까. 우리는 마음 속 깊은 곳의 감정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을 창조라고 정의한다. 기계가 이런 것을 하려면 그야말로 인간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을 지원하려면 로봇을 도입한 사업장에 로봇세를 물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매우 반대한다. 로봇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그동안 기업이 도입한 다른 혁신 활동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 로봇의 도입에 세금을 매긴다는 건, 그걸 마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처럼 부정적으로 낙인찍는 것이다. 기술 발전을 저해하게 될 거다. 영국이 왜 산업혁명의 나라가 됐는가. 두려움을 떨치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국은 코딩 교육을 앞서 도입한 걸로도 유명하다. 바람직한 방향인가.

“솔직히 최근의 디지털 기술 발전을 지켜보면 코딩 교육 자체는 그리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더 개념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창의성이나 소통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지식을 학교에서 가르치려 애쓸 필요는 없다. 이미 온라인에 최고의 강의들이 무료로 시행되고 있다. 이를 활용하는 법을 학교가 고민해야 한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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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은 어떻게 일하고 어떤 꿈을 꾸게 될까요. 중앙일보 퓨처앤잡 페이지(http://news.joins.com/futurejob)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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