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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씨티·SC제일은행, CEO 연임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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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 양호. 하반기도 비용절감 등으로 호실적 예상…임기만료 임박, 연임 가능성 높아

'무풍(無風)지대'인 외국계 은행 수장들의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은행장 임기 만료가 임박한 가운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되면서 연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노동조합 측에서도 "외국인 행장이 오는 것보단 한국 정서를 잘 아는 현 행장이 임기를 이어가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메트로신문사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한국씨티은행


◆ 박진회 씨티은행장, 22일 연임여부 결정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진회 씨티은행장의 임기는 내달 26일 끝난다. 이에 씨티은행은 22일 늦은 오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종 결정된 후보는 10월 2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선임된다.

씨티은행 안팎에선 박 행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규모 통폐합 이슈에도 호실적을 낸 데다, 외국계 은행이다 보니 정치권과 낙하산 인사 등에서도 자유롭기 때문.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박 행장은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올 초 씨티은행이 126개 지점의 80%를 통폐합하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발표한 탓이다. 이에 노조가 반발 수위를 높이면서 국회까지 씨티은행의 행보를 지적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그러다 영업점 폐쇄 대상을 101개에서 90개로 축소하는 등 노사가 합의안을 찾으면서 박 행장이 갈등을 비교적 원만히 봉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후임으로 마땅한 인물이 없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씨티은행장은 그룹 전체에서 공모하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에서 씨티은행의 위상이 낮다는 등의 이유로 한국행(行)을 꺼린다는 후문이다. 전임 행장인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다섯 번이나 연임에 성공한 전례 등을 보면 외풍(外風) 우려도 없다.

실적도 좋다. 올 상반기 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나 성장했다. 여기에 점포 통폐합으로 인한 비용절감 등이 반영되면 당분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동안 점포 폐쇄 문제로 박 행장과 갈등을 겪었던 씨티은행 노조도 박 행장의 연임에 대해 반대하진 않는 모습이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박 행장의 연임에 대해 반대도 찬성도 아니지만 외국인 행장이 오는 것보다는 낫다"며 "씨티그룹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현지자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행장이 되면 그 나라 국민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기성과만 올리더라"고 말했다.

메트로신문사

박종복 SC제일은행장./SC제일은행


◆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실적상승에 '재신임' 전망

내년 1월 7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종복 SC제일은행장도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14년 말 대규모 본사 배당 논란으로 인도 출신 아제이 칸왈 행장이 물러난 이후 최초의 한국인 행장으로 박 행장을 선임했다.

박 행장은 취임 후 내부 인력 구조부터 손을 봤다. '항아리 모양'의 인력 구조를 바꾸기 위해 2015년 말 구조조정을 실시, 한 번에 1000여명이 짐을 쌌다.

취임 당시 강조했던 '한국식 영업'도 결실을 맺었다.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소매금융을 확대하면서 실적을 올리며, 매년 제기돼 온 한국 철수설도 점차 사그라들었다.

브랜드에 '제일'도 부활시켰다. 지난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한국SC은행)'에서 'SC제일은행'으로 브랜드명을 교체하며 '제일은행'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현지화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후 SC제일은행은 2016년 2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도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가량 성장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상반기(2424억원) 이후 최근 6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은 정치권, 낙하산 인사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현 행장의 경영 성적이 나쁘지 않다면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며 "아울러 사측이나 노조나 외국인 행장이 오는 것을 반기지 않기 때문에 한국인 행장이 신임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신화 기자 csh910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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