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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기업은행, KT&G 지분매각 철회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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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IBK기업은행 본점 /사진=IBK기업은행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IBK기업은행이 KT&G 주식을 연내 처분키로 한 방침을 철회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은 외환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현물출자 받은 KT&G주식 951만485주(6.9%)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2018년부터 KT&G에 대한 주식의 위험가중치가 100%에서 318% 확대됨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전량 매각하기로 2015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일 기업은행은 보유 중인 KT&G주식의 연내 매각 결정을 보유쪽으로 번복했다.

이는 매각을 결정했던 2015년에 비해 자본적정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보유자산을 서둘러 매각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내 매각을 통한 일회성 이익을 얻기보다 추후 배당수입 등을 감안해 계속 보유하는 것이 경영상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2015년 12.39%로 동종업계 평균치를 하회했다. 때문에 주식매각을 통한 선제적 자기자본비율 개선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손준비금에 대한 규제 완화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지속적인 자본확충으로 자본 적정성과 관련된 매각 사유가 사라졌다. 기업은행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를 초과하고 있다.

상장주식 위험가중치 유예기간이 올해 말 종료되면 내년부터 KT&G 보유주식의 위험가중치가 318%로 적용된다. 이 경우 기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금년 말 전망치 대비 약 0.1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다.

게다가 전년도말 기준으로 KT&G주식 취득 이후 지금까지의 누적 배당수입은 약 3518억원으로 자본비율 개선효과는 약 0.22%포인트. 매각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자기자본비율 하락분을 이미 상쇄한 상태다.

내년 이후 KT&G주식 매각을 통해 유사시 자본확충 방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지분매각을 철회한 이유 중 하나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인 IFRS9에 따르면 매각이익은 전액 자본으로 편입되고, 위험가중자산은 감소한다. 주식을 자본비율 보전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가용자산으로서 장기적으로 은행의 재무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은행이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내년 이후 매각할 경우 현 주가 기준 약 0.24%포인트의 자기자본비율 개선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장에서도 기업은행의 KT&G 주식 매각 철회가 장기적으로 더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대규모 매각차익 실현과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 소멸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은행의 자본관리와 수익성에는 이번 매각 철회가 오히려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신수정 기자 chri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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