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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중금리대출 한다더니…'카뱅·케뱅' 대출 88%는 고신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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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 점검]인터넷전문은행 돌풍 일으키며 전체 여수신 규모 5조원 돌파]

머니투데이

7월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직원들이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시연 및 카카오 체크카드를 선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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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돌풍을 일으키며 기존 은행권에 새바람을 불어 넣는 '메기 효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나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대출금리 혜택이 고신용자에게 편중되면서 '중신용자 서민들의 대출 접근성을 늘리겠다'는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17년 9월)' 보고서에 수록된 '인터넷전문은행의 여수신 실적'에 따르면 8월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고신용자(1~3등급) 대출 비중은 87.5%(금액 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의 고신용자 대출 비중 78.2%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4~6등급 중신용자 대출 비중은 11.9%로 국내은행(17.5%)보다 낮았다.

금리구간별로 보면 인터넷전문은행 대출 중 5% 미만 저금리 대출 비중이 82.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국내은행(77%)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은 이에 대해 "출범 초기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중 고신용자 비중이 높아 아직은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대출행태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내주면서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를 기대 효과로 적극 홍보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 도입으로 중신용자 서민 계층을 1금융권에 유입시키겠다는 취지였다.

한은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고신용자 대출 편중 현상에 대해 "접근성과 편리성이 높은 가운데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 "영업 초기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정보의 축적이 부족하고 중신용자 관련 신용평가모델의 구축이 미흡한 점도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 취급 유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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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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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으로 제시된 '낮은 대출금리' 혜택은 대부분 고신용자에게 돌아가게 됐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높은 금리경쟁력에 힘입어 출범 초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와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했다.

8월 공시기준 가계신용 대출 금리는 3.6~5.59%,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3.25~5.50%으로 모두 국내은행의 대출금리 수준(각각 3.74~6.41%, 3.53~5.76%)보다 대체로 낮았다.

그러나 신용등급별 대출금리를 보면 △1~2등급 3.39% △3~4등급 4.79% △5~6등급 6.19% △7~8등급 8.24%로 1~2등급과 7~8등급에서는 국내은행보다 낮았으나 3~4등급, 5~6등급 중신용자 대출 금리는 오히려 높았다. 중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과 관련해서는 시중 은행과 비교해 금리 매력이 덜한 셈이다.

정기예금(만기 1년 기준) 금리는 1.73~2.0%(8월 공시기준)로 여타 국내은행(1.13~1.7%)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전체 여수신 규모는 8월말 기준 5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7월27일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이후 여수신 규모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8월말 수신 규모는 2조 9770억원, 여신 규모는 2조 2530억원이다. 각각 월평균 81.5%, 82.6% 증가했고 계좌개설 건수도 449만1000건이나 된다.

한은은 인터넷전문은행의 흥행 비결로 △무점포·소수인력에 기초한 금리경쟁력 △IT 기반 금융 플랫폼을 활용한 편리성 △개점 효과 등을 제시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카카오톡 등 IT 플랫폼의 활용도와 인지도가 높은 데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인기를 끌면서 이용 규모가 급팽창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여수신 규모는 늘었으나 차주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100만원으로 시중은행(7월말 기준) 평균 대출액 3500만원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1계좌당 수신액도 66만원에 불과했다.

권혜민 기자 aevin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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