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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SK하이닉스 등 한미일연합, 도시바메모리 2조엔에 인수…3월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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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실익 두고 신중론 제기...WD 소송과 반독점심사 걸림돌

뉴스1

1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하이닉스 분당사무소에서 직원들이 퇴근을 하고 있다. 도시바는 이날 오후 반도체 사업 매각과 관련해 '한미일 연합'과 중점적으로 협의하기 위해 각서를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미일 연합은 SK하이닉스, 베인캐피털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17.9.13/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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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정혜민 기자,이헌일 기자 = 일본 도시바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베인캐피털의 '한미일연합'에 메모리사업부를 2조엔(약 20조3000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미일연합은 도시바 반도체 인수를 위한 가장 중요한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시바는 반독점심사 등을 거쳐 내년 3월까지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일연합에는 SK하이닉스 외에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일본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참여했다. 미국의 애플과 델 등도 막판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2조엔에 매각 공식 발표

도시바는 21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반도체사업의 주식 양도가격은 2조엔이며 도시바는 3505억엔(약 3조5600억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또 한미일 연합은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 등을 취득하는 형태로 인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미일 연합은 향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와 사채형 우선주 등을 취득하게 된다. 도시바는 "본계약 체결시 세부적인 내용을 다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결권은 베인캐피털 측이 49.9%, 도시바가 40%, 일본 기업들이 10.1%를 갖게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은 WD와의 법적 분쟁이 무사히 해결될 것이라 가정하고 있다고 도시바는 밝혔다. 도시바의 공식발표까지는 로이터의 최초 보도 이후 9시간이 걸렸다. 한미일 연합의 모든 참가자로부터 확약서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도시바의 발표문에는 다른 외국 기업들이 거론됐으나, SK하이닉스는 언급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 측은 전날부터 "할 말이 없다"고만 밝히고 있다.

도시바는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이 향후 자본 참여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간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인수 시점에는 출자하지 않고, WD와 도시바 간의 소송이 해결된 후에 출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부(TMC)는 도시바의 연결 자회사 지분법 적용회사가 된다"며 "새로운 경영 체제 하에서 독립적인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배당 등 경제적 이익을 유지하면서 일반 주식의 일부에 관한 의결권 행사에 대한 중립성을 유지하고 미래의 자본 참여를 검토할 수 있도록 일본산업혁신기구 및 일본 정책투자은행에 의결권 지시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1

(FILES) This file photo taken on May 15, 2017 shows logo of Toshiba Corp. at the headquarters in Tokyo. Cash-strapped Japanese industrial giant Toshiba said on September 13, 2017 it had picked a US-led consortium as the leading candidate to buy its prized chip business in a deal reportedly worth some 18 billion USD. / AFP PHOTO / Toru YAMAN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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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D 소송 중이지만 내년 3월까지 매각 완료

도시바는 WD와 법적 소송 상황이긴 하지만, 메모리사업을 2018년 3월까지 매각 완료한다는 방침도 공식화했다. 계획대로 매각이 완료될 경우 7400억엔의 재무개선 효과를 통해 채무초과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도시바는 밝혔다.

도시바 측은 "회사 평가액과 향후 메모리 사업의 안정적 성장에 미치는 영향, 각 경쟁당국의 반독점심사 승인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 등을 감안해 평가했다"며 "2017년 말까지 회사의 재무회복 가능성을 최대한 추구하는 관점에서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컨소시엄이 해외기업에 의한 미래의 보유 의결권이 일부 제한될 것이라는 조건을 제시한 점 등을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도시바 측은 "낸드플래시 사업에 있어서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자회사인 샌디스크와 욧카이치 공장에서 생산설비의 공동투자 및 설계 개발에서 일부 협력을 하고 있지만 향후 협력 지속 여부는 회사와 진지하게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염원하던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았지만 실익이 얼마나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당초 원했던 지분투자가 아닌 융자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각 경쟁당국이 하이닉스의 참여를 트집잡아 반독점심사를 지연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우려에 SK하이닉스는 약 4800억엔(4조8000억원)을 전환사채(CB) 방식으로 한미일 연합에 참여하기로 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WD가 앞으로도 매각에 강하게 반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WD는 매각에 반대하며 분쟁을 계속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협력사인 WD가 도시바메모리 제3자 매각 금지를 요구하며 도시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계속 진행 중이다. 또한 SK하이닉스가 같은 반도체 업종에 있어 각국의 반(反)독점 심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인수 참여 목적인 도시바의 기술이나 생산량에 얼마나 접근이 가능할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인수 성공 후에도 지분의 50.1%를 보유할 일본 측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해 기술이나 생산량 유출을 엄격히 제한할 경우 하이닉스 입장에서 투자의 실익이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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