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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르포] '병원 수술실 보다 청결하게'…'LG V30' 카메라 생산라인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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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20일 광주 LG이노텍 카메라모듈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LG V30’와 카메라 모듈을 들어보이고 있다. / 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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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민수 기자 = #높이 2m가 넘는 기기 안에서 로봇이 손톱 크기의 4분의1도 안 되는 이미지 센서 위에 스마트폰용 카메라 렌즈를 얹고 있다. 기기 화면에는 스마트폰용 카메라 렌즈가 1마이크로미터(μm, 100만분의 1미터) 단위로 빠르게 움직이며 정확한 위치를 잡고 있는 장면이 표시된다. 컴퓨터에 입력된 좌표와 6장의 렌즈 위치가 정확하게 일치했을 때 비로소 ‘Pass’가 뜬다. 지름 6.5mm의 카메라 렌즈 6장이 1μm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자리에 잡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10초도 걸리지 않는다.

20일 기자단이 찾은 광주 LG이노텍 공장은 ‘LG V30’ 출시에 맞춰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을 풀가동시키고 있었다. LG이노텍 광주 공장은 1985년 준공 이후 2004년부터 13년 째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10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며 차량용 카메라모듈과 통신모듈, 전기차용 BMS 등 다양한 전장부품도 생산한다. 특히 카메라 기술은 6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며 생산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다.

◇‘티끌 하나 없다’… 수술실 보다 청결한 생산라인
LG V30 카메라 생산라인은 철저한 품질 유지를 위해 병원 수술실보다 청정한 말 그대로 ‘티끌 하나 없는’ 공정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LG V30 카메라 모듈 핵심 생산 공정은 1ft3(세제곱피트, 약 30cm 길이의 정육면체 크기)의 공간에 초미세먼지의 5분의1 크기(0.0005mm) 먼지가 10개 이하여야 한다.

이 때문에 생산 라인 출입 직원들의 화장이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 파운데이션, 눈썹, 마스카라는 물론 비비크림과 립스틱 조차 제한된다. 필기나 메모는 생산라인에 비치된 별도의 종이와 볼펜으로만 가능하다.

출입자는 △방진 복장 착용 △접착롤 먼지 제거 △정전기 테스트 △방진화 바닥 세척 △에어샤워 △다시 접착롤 먼지 제거 △손 세척 등 7차례의 먼지 제거 절차를 거쳐야 입장할 수 있다.

공장에 들어서니 바닥에 촘촘히 박힌 공기 흡입구가 눈에 띄었다. 이는 공장 내 공기 흐름을 지속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향하게 해 공기 중에 보이지 않는 작은 이물질조차 떠다니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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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연구원이 LG V30(왼쪽)와 카메라 모듈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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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마이크로미더의 오차도 없는 초정밀 공정
카메라 모듈 공정의 핵심은 액티브 얼라인(Active Align)이다. 이미지 센서 위에 렌즈를 얹는 공정으로 렌즈의 초점을 이미지 센서에 정확히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로봇 팔이 렌즈를 가로, 세로, 위, 아래 등 입체 좌표에 따라 움직여 최적의 초점을 찾아낸다.

LG전자는 V30을 통해 DSLR을 대체할 수 있는 카메라를 선보이려 했다. V30 후면 듀얼카메라는 1600만 화소 일반각(F1.6, 70도) 카메라와 1300만 화소 광각(F1.9, 120도) 카메라로 구성된다.

1600만 화소 일반각 카메라에는 스마트폰 최초 F.16 크리스탈 클리어 렌즈가 적용됐다. 빛을 가장 먼저 받는 첫번째 렌즈를 플라스틱 대신 글라스로 만든 것이다. 크리스탈 클리어 렌즈는 플라스틱 렌즈보다 가시광선 투과율이 높아 보다 정확한 색감과 질감을 표현한다. 조리개 값도 F1.6으로 스마트폰 카메라 중 가장 낮다. F값이 낮을수록 빛을 많이 받아들여 밝고 생동감 있는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고화소 해상도를 갖춘 스마트폰의 카메라에는 통상 6~7장의 플라스틱 소재 렌즈가 들어간다. DSLR 등 글라스 전문카메라의 경우 10장 이상의 글라스 소재 렌즈가 사용된다. V30의 듀얼카메라는 각각 6장(글라스 렌즈 1장, 플라스틱 렌즈 5장)씩 모두 12장의 카메라 렌즈가 들어갔다.

이현주 LG전자 상품기획팀 책임은 “DSLR의 글라스 렌즈를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위해 3년 전부터 개발 및 테스트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면서 “글라스는 플라스틱보다 녹는 점이 높이 일정한 형상을 유지하며 대량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와 LG이노텍은 글라스 렌즈를 어느 위치에 놓아야 빛을 가장 잘 받아들일지 모든 경우의 수를 테스트한 결과 첫 번째 렌즈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기술적 정밀도는 필수다. 미세한 변화에도 심도, 초점, 해상도 등 화질을 결정하는 요소들의 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V30부터 렌즈와 모듈을 연결하는 접합공정에 자동화가 도입돼 생산 효율성과 정밀도가 더욱 향상됐다. 이동 시에 있을지 모를 충격까지 최소화한다.

카메라 모듈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이미지 센서가 영상으로 변환해 화면에 디스플레이하는 초소형 정밀 제품이다. V30 카메라는 렌즈·렌즈경통·엑츄에이터·홀더·적외선차단 필터·센서·PCB(인쇄회로기판) 등 7개 부품으로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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