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사장, 21일 오전 경남 사천시 자택서 목매 자살
KAI사장과 직원, 가족에게 유서…“누를 끼쳐 죄송” 등
검찰, “조사하거나 소환조사한 일 없다.수사대상 아냐”
직원들 “원래 책임감 강한 분”이라며 침통한 분위기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남 사천 본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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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거실 테이블 위에서 김 부사장이 쓴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는 KAI 사장과 직원, 가족에게 남긴 A4용지 3장 분량이었다. 하성용 전 사장과 직원에게는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 누를 끼쳐 죄송하다”, 아내와 아들·동생 등 가족에게는 “미안하다” 같은 내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실에는 김 사장이 마신 것으로 보이는 맥주와 소주병이 있었다. 하지만 검찰 수사와 관련한 내용은 없다고 경찰 관계자는 말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KAI 김인식 부사장이 살던 경남 사천시 한 아파트. 위성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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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출신인 김 부사장은 경북고와 공군사관학교를 거쳐 제8전투비행단 통제기 조종사, 합참의장 보좌관, 항공사업단장 등을 지냈다. 준장으로 전역한 뒤 2006년 KAI에서 아랍에미리트(UAE)주재 사무소장, 수출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수출을 총괄하는 해외사업본부 부사장을 맡아왔다.
앞서 검찰은 KAI가 하성용 전 대표 재직 시절인 2013~2016년 이라크 공군기지 재건사업과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등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회계 분식이 이뤄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해외사업본부 등을 압수 수색했으며 직원 등을 조사했다.
KAI 김인식 부사장의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고 있다. 위성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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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사장은 KAI에서 FA-50, T-50 수출 등 KAI의 굵직한 해외 수출 프로젝트를 주도해왔다. 또 검찰 수사를 받는 하 전 대표와 경북고 51회 동기 동창으로 하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하 전 대표가 취임 후인 2015년 김 부사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을 해서다. 김 부사장이 대형 수출 사업관련 검찰의 수사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거나 동기인 하 전 대표의 긴급체포에 대한 미안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 배경이다.
KAI 본사 정문. 이날 KAI는 하루종일 침통한 분위기였다. 위성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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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검찰은 “김 부사장은 수사대상이 아니었다”며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검찰은 KAI 수사와 관련해 김 부사장을 조사하거나 소환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회사 직원들은 김 부사장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은 점을 들어 검찰 수사에 따른 압박감보다는 해외 수출을 총괄하고 있는 임원으로서의 책임감이 더 컸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곽상훈 KAI 경영지원본부 미디어담당은 “김 부사장님은 평소 ‘내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임원으로서 직원과 후배들에게 미안하다. 내 잘못이다’고 여러차례 말했다”며 “원래 책임감이 강하신 분이신데 자신이 총괄했던 부분에서 검찰 수사를 받으니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부사장이 김 부사장이 타살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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