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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허리케인에 ‘매파’ 된 美연준‥연말 금리인상 추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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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경제 악영향 크지 않고 물가 상승 효과

연내 추가 금리인상 고려..12월 인상 가능성 급부상

내달부터 매달 100억달러씩 연준 채권자산 매각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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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적인 성향을 드러냈다. 다음달부터 시장의 현금을 흡수하는 자산축소를 시작하고,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여전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연준은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1.00~1.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만장일치의 결정이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연준은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한 번 더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점도표란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OMC 위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기준금리에 점을 찍는 분포도다. 위원들이 생각을 담은 일종의 설문조사와 같다. 점도표는 위원들의 머릿속에 있는 금리 인상 스케줄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이 정체되자, 시장에서는 한때 연준이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퍼졌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이 제시한 점도표는 지난 6월과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올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고수하고 있다는 뜻이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 3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예상도 유지했다.

미국을 덮친 허리케인이 오히려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유지하도록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의 영향으로 경제가 타격을 받았지만, 연준은 중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4분기에는 경기가 크게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허리케인으로 유가가 상승하고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등 물가가 꿈틀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원들은 몇 개월 동안 허리케인이 물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는 예상했다.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게 된다. 허리케인은 기준금리를 올리는 유인으로 작용했다.

연준은 자산 축소도 미루지 않았다. 연준은 다음 달부터 보유하고 있는 채권자산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달 1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이 매각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준은 경기 부양을 위해 총 세 차례의 양적완화(QE)을 단행했다. 시중의 채권과 모기지 증권을 사들이고 대신 현금을 뿌렸다. 이렇게 사들인 채권 자산이 4조5000억달러 규모다. 우리 돈으로 5000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지금도 연준의 대차대조표에 고스란히 쌓여 있다.

4조5000억달러는 미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5% 규모다. 워낙 양이 많은 탓에 연준은 이 채권을 시장에 팔지 못하고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 연준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산 규모를 유지했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상, 언제까지나 연준이 채권을 안고 있는 수는 없다. 결국, 연준이 다음 달부터 보유하고 있는 채권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의 채권 매각은 9년 만의 일이다.

채권을 처분한다는 것은 양적완화와 정반대의 경로를 걷겠다는 말과 같다. 연준의 채권이 줄어드는 만큼 시중의 돈이 중앙은행으로 흡수된다.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연준은 매달 100억달러씩 채권을 팔 것이라고 밝혔다. 매달 100억씩 매각하면 4조5000억달러의 채권을 모두 처분하는 데 450개월이 걸린다. 연준은 3개월마다 매각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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