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집권당, 총선 참패로 망가져… 보조금 3분의 1로 줄어들자 매각
지난 6월 총선 참패로 집권당에서 소수 정당으로 전락한 프랑스 사회당(PS)이 정당 보조금이 크게 줄면서 자금난에 빠져 결국 당사〈사진〉를 경매에 내놓는다고 일간 르몽드 등이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장 프랑수아 드바 사회당 회계 책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당은 36년 동안 썼던 당사를 매각해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회당은 지난 1981년 파리 부촌인 7구 솔페리노가(街) 10번지에 당사를 마련했다. 약 3000㎡(약 900평) 규모의 고급 대저택을 개조한 곳으로, 현재 매매가가 5000만~7000만유로(약 677억~9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당은 지난 총선에서 하원의석 577석 중 31석밖에 차지하지 못하면서 지난 2012년 총선(284석)에 비해 253석을 잃었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 수에 비례해 지급되는 보조금이 2500만유로(약 340억원)에서 700만유로(약 95억원)로 크게 줄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당 관계자는 "사회당에 돈을 빌려주려는 은행이 한 곳도 없었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당이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민 정당임을 강조하던 사회당이 파리 부촌에 둥지를 튼 것부터 잘못됐다는 자책의 목소리도 나온다. 르몽드는 "사회당 최대 지지층인 좌파 유권자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서라도 파리 북쪽의 서민 동네 등으로 당사를 옮기는 제스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사회당 다수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필리프 두세 전 사회당 의원은 "참패를 뒤로 하고 새 역사를 써야 할 때"라면서 "사회당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라도 당사를 옮기는 게 맞는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시절 사회당은 2015년부터 테러 대비와 경제 활성화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이중 국적 테러 용의자들의 프랑스 국적을 박탈하는 법안 등 '우 클릭' 노선을 추진했다. 이런 과정에서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 총선에서 참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선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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