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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66년 전 저항령 전투서 전사, 한진홍 일병 가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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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호국영웅 귀환행사’



경향신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한진홍 일병 유가족 대표에게 전달한 ‘호국의 얼’ 함. 국방부 장관 위로패와 유해 수습 시 관을 덮은 태극기, 유해 발굴 시 함께 수습된 유품 등이 들어 있다.

국방부 제공


6·25전쟁 당시 강원 인제에서 적의 총탄을 맞고 숨진 한진홍 일병(당시 21세)의 유해가 66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해 11월8일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 설악산 저항령에서 한 일병 유해와 유품을 수습해 경남 합천에 사는 아들 윤식씨(68)에게 전달했다고 19일 밝혔다. 국방부는 ‘호국영웅 귀환행사’ 차원에서 아들 한씨에게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 장관 위로패, 유해수습 시 관을 덮었던 태극기, 발굴 유품 등도 함께 전달했다.

1930년 경북 경주 의곡리에서 태어난 한 일병은 1951년 1월쯤 마을에서 친구들과 함께 징집돼 입대했다. 당시 한 일병은 결혼해 아들을 둔 상태였다.

고인은 육군 정보학교 입소 후 결사유격대 13연대로 배치됐으며, 1951년 2월 초 북한군 후방지역으로 침투하기 위해 부산에서 상륙 작전용 함정을 타고 강원 삼척 묵호항에 도착했다. 강원도 어은산을 향해 침투하던 결사유격대 대원들은 북한군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 정선군과 양양군을 피해 인제군 쪽으로 들어갔다. 고인은 2월15일 인제군 설악산 저항령 일대에서 빨치산을 공격하던 중 적의 총탄에 전사한 것으로 기록됐다.

유해 발굴 현장에서는 만년필과 안경, 구둣주걱이 달린 열쇠고리, 단추, 탄피 등의 유품도 발굴됐다.

한 일병 유해 수습에는 설악산 저항령 정상 부근에서 유해를 목격했다는 한 등산객의 블로그 글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발굴단 요원이 저항령 일대 탐사를 앞두고 자료를 수집하던 중 글을 보고 작성자를 수소문해 현장탐사에 나선 것이다.

아들 한씨는 2014년 11월 보건소에 찾아가 유전자 시료를 미리 채취해 두었다. 한씨는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아버지를 찾기 위해 육군본부 등 전국 각지를 다니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이제라도 아버님의 유해를 찾아 너무 감격스럽고, 국방부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 일병 유해는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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