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2 (일)

한미 전술핵 배치 문제 자꾸 말 꺼내는 이유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술핵 배치 찬반 논란 통해 대북 압박 메시지 효과
아시아경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관련 현안보고 중 굳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이설 기자] 한미양국이 한반도 전술핵배치 문제를 놓고 공식적으로 부정하고 있지만 찬반논란 발언을 통해 대북 압박 메시지를 던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북메시지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괌에 주둔하는 폭격기에 전술핵을 장착하고 한반도로 출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술핵배치 논란을 피하고 대북압박카드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8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술핵 배치를 검토하겠다는 건 협상용 발언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나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회의하면서 국익이나 안보 차원에서 (전술핵 재배치 관련) 여론이나 의원들 얘기를 지렛대로 이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티스 국방장관도 이날 국방부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달 송영무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방안을 논의했다면서도 전술핵 재배치가 실제 고려되고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매티스 장관은 지난 13일 전술핵 재배치 논란에 대해 "우리는 핵 억제력을 갖고 있으며 핵무기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며 전술핵 재배치 없이 현재의 '확장억제'만으로도 대북대응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측이 공식적으로 부정하는 데는 주변국의 반발, 한반도 군비 경쟁 촉진 등을 의식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내에 전술핵 배치를 찬성하는 여론이 우세해지면서 정치적인 판단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괌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상시배치하자는 대안론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전략폭격기에는 전술핵급으로 불리는 탄두 2톤 이상의 미사일은 탑재하지 않는다. 다만 국지전 등에서 전술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B83 등 전술핵무기를 장착한다.

만약 전술핵을 장착한 폭격기를 괌에 배치한다면 한반도 출격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미 본토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 배치된 B-2 폭격기는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된 2013년 3월 한반도 상공까지 날아와 군산 앞바다 직도 사격장에 훈련탄을 투하하기도 했다. 당시 비행시간은 8시간이다. 반면 B-52,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불리는 B-1B '랜서'에 전술핵 무기를 장착시키면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한반도에 날아올 때 2시간이면 충분하다.

김대영 한국국가안보 전략연구원은 "미국의 전술핵은 미본토 외에 배치한 적이 없지만 미국령인 괌에 배치할 경우 주변국들과 마찰을 줄이고 군사적인 대응전략으로 충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